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의 요충지로 불리는 충칭(重慶)시가 고속철망 구축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충칭시 교통위원회(이하 위원회)가 18일 2020년까지 고속철, 고속도로 등 인프라 확충 사업에 2685억 위안(약 44조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고 21세기경제보 등 현지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이로써 충칭시를 주변 쓰촨, 구이저우(貴州), 후난 성(省) 지역과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성) 수도권, 창장·주장 삼각주 지역 등과 고속철로 연결해 전국 고속철망에 편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청두와는 1시간대, 구이저우 구이양(貴陽)과는 2시간대, 시안·쿤밍·우한·후난성 창사(長沙)와는 4시간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와는 6시간대,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와는 8시간대 거리로 좁혀지는 게 가능해진다.
이는 지난 7월 새로 부임한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가 내놓은 교통건설 3년 계획의 중요 부분이기도 하다.
랴오위안허(廖元和) 충칭 공상대 산업경제연구원 원장은 "고속철의 건설은 충칭의 일대일로에서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강화함과 동시에 현지 기업들의 물류 비용을 더 낮추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충칭은 그동안 일대일로 교두보, 유라시아 교통허브로 불렸지만 철도, 특히 고속철 인프라 방면에서는 낙후돼 있었다. 2011년 개통된 충칭과 유럽 6개국(카자흐스탄-러시아-벨라루스-폴란드-독일)을 오가는 유라시아 화물 전용열차 '위신어우(渝新歐)'의 경쟁력도 십분 발휘되지 못했다. 지난달말 열린 충칭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회의에선 고속철 인프라 부족이 지역경제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지난해말까지 충칭엔 시속 350km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철 노선은 충칭~청두 고속철 하나에 불과했다. 충칭시 전체 철도 운행거리는 2231km로, 이중 고속철 운행거리는 356km에 불과한데다가 외부 지역과 통하는 고속철이 거의 없다.
주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충칭의 고속철 건설 진척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근의 구이저우·후베이·후난성 지역내 고속철 운행거리는 모두 평균 1000km를 넘고, 구이양·우한·창사엔 최소 3개 노선 이상의 고속철이 전국의 고속철망과 연결돼 있다.
고속철뿐만 아니라 일반 철도망도 불완전하다. 충칭내 38개 구(區),현(縣)급 지역 중 일부는 아직 일반 철도조차 닿지 않는 상태다. 적지않은 공업·물류단지, 대기업이 철도망과 연결돼 있지 않아 대부분 도로 교통에 의존하다보니 높은 물류비용을 감당해야만 했다.
충칭 창안포드 제3공장의 경우, 수십 킬로미터 도로를 이용해 물자를 운송하다보니 교통체증 등으로 시간도 많이 소비됐다. 게다가 충칭시 도심에서는 대형 화물차가 대낮에는 운행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자연스레 물류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