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JU★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1998년에 데뷔한 뒤 올해로 데뷔 20년차를 맞이한 정석용은 “벌써 그렇게 됐나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동아리를 하다가 연기를 하게 됐다. 하지만 막연한 건 있었다. 대학 들어가면 연극 동아리를 해보고 싶었던 것 뿐이다. 어릴적 교회에서 성탄절에 연극하는 모습이 은연중에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어릴 적엔 평범한 삶을 생각했던 정석용은 “평범한 은행원, 금융권 회사원이 되는 게 꿈이었다. 그래서 경영학과를 들어가게 됐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배우들은 인기를 얻기까지 무명의 시간이 긴 경우도 많다. 정석용은 “저는 그래도 빨리 조명을 받은 편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스타가 되고 싶긴 했다. 그런 면에서는 아직도 욕망이 있다. 하지만 이런 걸 하리라고 생각 안했다. 연극만 하리라고 생각했고, 작품만 끊이질 않고 했으면 좋겠단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석용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넉넉한 형편으로 자라올 수 있었던 환경은 아니었다.
정석용은 “대학교 때부터 경제적으로 가정에서 도움을 주지 못해서 제가 하고 싶다는 연기를 말리지는 못 했다. 물론 한숨은 쉬지만 반대는 굳이 하지 못하셨다. ‘네 마음대로 해라’고 하셨었다”고 털어놨다.
연기를 하기 위해는 선배의 도움이 필요했다. 바로 극회 선배인 배우 박원상이다. 그는 “형을 찾아가서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극단을 소개 시켜줘서 연극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매체 연기를 할 수 있게 된 건 연출부들이 연극을 보러 다녔던 시기였다. 연극배우들이 연기를 잘한다는 게 알려질 때였기 때문이다”라며 “연극배우가 연기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캐스팅하려고 찾아오셨는데 그때 눈에 띄었던 것 같다. 영화 ‘무사’가 첫 영화였다”고 이야기 했다.
정석용이 본격적인 매체 연기를 하게 된 계기는 영화 ‘왕의 남자’부터였다. 정석용은 “그 전까지는 영화 1년에 2편, 연극 1편 정도였다. 그 이후에는 작품이 많이 들어왔다”며 “계약하고 나왔는데도 전화가 오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올해 13주년이나 됐는데 ‘왕의 남자’ 팬카페에서 아직도 같이 보자고 연락하기도 한다. 캘린더 만들어서 보내기도 했다. 초반에 몇 번 나가기도 했다. 그만하라고는 하더라”며 “‘왕의 남자’ 같은 작품이 없는 것 같다. 매년 극장을 빌려서 ‘왕의 남자’를 보는 팬들이 있다. 정말 대단하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왕의 남자’를 통해 수면위로 올라온 정석용은 “‘왕의 남자’ 감독님이 연극할 때 보러 오셨는데 그 연극에서는 내시 역할이었는데, 오히려 광대 역할을 주시더라”고 전했다.
정석용은 주연의 옆에서 도와주는 조연의 역할이 컸다. 이 때문에 비중에 대한 갈증은 늘 있었다.
정석용은 “연극은 매체 연기와 다르다. 스펙트럼이라기 보다는 성격이 다르다. 연극은 작은 역할이라도 무대 위에 올라가면 배우 마음대로 한다. 그래서 만족감이 굉장히 크다. 그래서 지금도 연극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매체 연기는 하다 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좋은 작품을 만났다가 일 없어서 논적도 있다. 그게 배우의 숙명이지 않는가. 비슷한 게 들어와도 현장에 있는게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에 또 일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석용의 지난 20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이 있을까.
그는 “영화는 ‘라디오스타’다. 첫 영화인 ‘무사’도 그렇고 두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무사’는 정말 고생했고, ‘라디오스타’는 재밌게 했다”며 “드라마는 ‘베토벤 바이러스’가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정석용은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로 소문이 났다”며 “같이 작품을 하지는 않았다. 대학로가 좁은데 하던 분들과 한다. 의외로 교류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기억에 남는 후배로 박해수를 언급했다.
최근 매체 연기에 대해 .. “연극배우들이 매체 연기로 올라오는 건 당연한 것 같다. 요즘은 성격이 달라졌는데 그땐 무조건 연기가 하고 싶으면, 대부분 연극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요즘은 달라진 것 같다. 젊은 친구들이 연기력 인정을 받기 위해 연극을 하고 싶은 친구들도 있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대학로 연기들이 ‘라이어’ 같은 코믹물을 번역해서 얼굴이 알려진 배우들을 쓰는 경우가 엄청 생겼다. 물론 그런 것도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너무 그런 쪽에만 치우쳐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창작극 이런 게 너무 안 된다. 양극화가 된 건 문제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연출가들이 사랑하는 정석용의 매력은 뭘까. 그는 쑥스러워하면서도 “보면 믿음이 간다고 하더라. ‘어? 연기 잘하는 아저씨’라는 느낌이 들긴 들더라”면서 “지금껏 조폭 역할을 한 번도 안 해봤더라. 그런데 격정 멜로를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평소 TV나 영화를 즐겨 찾지 않는다는 정석용은 “등산을 즐겨하기도 한다. 작품을 쉴 때 여행을 가는 걸 좋아하기도 한다”며 “어두컴컴한 곳에 가서 술 마시는 걸 좋아하고 술 한잔 하는 것도 좋아한다”고 전했다.
아직 미혼인 정석용은 여전히 결혼에 대한 갈망이 있다. 그는 이상형에 대해 “나와 자전거도 탈 수 있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건강한 신체와 마음을 갖고 있었으면 좋겠다. 술도 좋아하지만 움직이고 걷는 것도 좋아한다”며 “그런 아내를 만나서 결혼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따로 계획은 없지만 더 추운 중국 하얼빈에 가서 트래킹을 할 예정이다”며 “차기작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다가올 2018년에는 연애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석용은 “연애를 해야 격정 멜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연애 안한지 너무 오래 돼서 연애 세포가 죽은 것 같다. 내년에는 꼭 연애와 결혼도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