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싱글족'①]中서 뜨는 '싱글족 산업'

2017-11-0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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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싱글족 "나를 위해 쏜다"

럭셔리한 '개인 영화관' 인기

1인 위한 '24시간 복합체험관'

그림 취미 살린 '페인팅 타워'

애인 대여 사이트'까지 다양

중국에 ‘싱글족(홀로 살며 자신만의 삶을 즐기는 사람, 20~39세)’을 겨냥한 산업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싱글족을 대상으로 한 스타트업이 번창하는가 하면 기존 산업 분야에서도 싱글족에 포커스를 맞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싱글족 광풍’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호텔 스위트룸을 연상케 하는 개인 영화관의 내부.  [사진=shejiben.com]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의 싱글족은 지난 10월 기준으로 2억명을 돌파했다. 대한민국과 북한, 일본의 인구를 합한 것과 맞먹는 ‘싱글 대국’이다. 중국 전체 인구 14억명의 14%에 해당한다. 1990년의 6%에 비하면 27년 만에 비율이 2.5배나 늘어난 셈이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전(深圳), 광저우(廣州) 등 중국의 1선, 2선 도시들이 싱글족들의 소굴이 된지는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싱글족을 겨냥한 스타트업의 특징은 ‘감성’을 채워준다는 점이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서 혼자 생활하는 외로움을 잊게 만들어준다. 스타트업의 성공 비결은 ‘원하는 것에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는 싱글족의 성향을 발 빠르게 충족시켜주는데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싱글족을 위한 개인 영화관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개인 영화관은 방영 시간표가 정해져 있는 영화관과는 달리 편한 장소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언제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영화관을 말한다. 우리의 비디오방과 유사한 개념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어둡고 좁은 비디오방과는 전혀 다르다. 호텔로 치면 스위트룸 같은 고급 느낌을 준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쓰런잉위안(私人影院)’이라고 불리던 중국 개인 영화관의 명칭을 ‘뎬보잉위안(点播影院)’이라고 개명했다. 4월에는 개인 영화관의 세부적인 운영기준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개인 영화관에서는 중국 정부의 규제로 인해 스크린에 오르지 못한 영화를 볼 수 있어 영화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2016년 중국에서 촬영된 중국 영화 772건 중 극장에서 방영된 영화는 376건에 불과하다. 절반이 넘는 영화가 빛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5년의 경우는 전 세계에서 제작된 4400편 이상의 영화 중 중국에서 방영된 영화는 385편 밖에 되지 않는다.

개인 영화관은 앞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3·4선 도시에서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영화관은 일반 영화관에 비해 투자 회수기간이 짧다는 점이 강점이다. 평균 1년 정도의 투자 회수기간과 높은 순이익률은 일반 극장의 30개월 이상의 투자 회수기간에 비하면 큰 메리트가 있다.

중국 빅데이터 센터 잉샹왕(贏商網)에 따르면, 면적 5만㎡ 이상 쇼핑센터의 문화 창업 브랜드 입점 비율이 2014년 0.3%에서 2016년 1%로 3년간 3배로 성장했다. 싱글족들의 감성을 충족시켜줄 다양한 창업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지금의 추세로 보면 앞으로 1~2년 사이에 비율이 1.5~2.2%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싱글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 중 하나가 DIY(Do It Yourself) 갤러리 문화 창업 브랜드인 ‘페인팅 타워(Painting Tower)’다. 2015년에 창립된 이 브랜드는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그림을 그리거나 붓글씨를 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그림의 경우, 난이도를 1~4단계로 세분화할 수 있어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가격은 종이의 크기에 따라 다르며, 소형은 138위안(약 2만3000원), 중형은 188위안, 대형은 238위안 정도다. 그림 그리는 시간에 제한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3시간이면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인팅 타워의 주 고객층은 20~30대의 싱글 여성으로 그림 그리기를 통해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낀다고 한다. 점포의 면적은 보통 120~300㎡ 정도이며, 고객 1인당 평균 소비액은 100~230위안이다. 페인팅 타워는 현재 베이징·청두·충칭 등에 7개 점포를 두고 있으며, 미국 LA 몬터레이 공원에 해외 지점 설립을 준비 중이다.

1인 가구를 위한 24시간 복합 체험관 ‘셔터 라이프(Shuter Life·樹德生活館)’도 싱글족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14년 창립한 셔터 라이프는 ‘도시 전체를 위해 불을 켜라’를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셔터 라이프가 싱글족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친구나 가족을 부르기 힘든 새벽 시간에 기분 전환을 위해 큰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셔터 라이프는 24시간 운영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셔터 라이프 공간은 크게 세 곳으로 분류된다. 제품 판매, 공공장소, 이벤트 공간이 그것이다.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에서는 독창적인 생활용품과 스트레스 해소용 완구, 예술품, 가구 등을 판매한다. 공공장소에서는 커피를 마시거나 책을 읽으며 휴식할 수 있고, 이벤트 공간에서는 공방 체험을 비롯 강좌와 포럼, 영화 품평회 등이 열린다. 소규모 영화관과 24시간 캡슐 호텔까지 갖추고 있다. 고객 1인당 평균 구매가는 100~200위안 정도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어주는 ‘O2O 서비스’도 싱글족 증가에 힘입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이관(易觀)은 중국의 올해 상반기 O2O 서비스 시장 규모가 4431억 위안(약 74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말에는 연간 매출 규모가 1조346억 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O2O 서비스 중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가 배달 음식 서비스다. 이관이 발표한 2분기 온라인 외식 배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의 온라인 외식 배달 시장은 459억5000만 위안으로 전 분기 대비 28%, 전년 동기 대비 82%가 각각 상승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배달 애플리케이션 어러머(餓了麼)의 지난 6월 월 이용자는 3400만명을 넘어섰다.

음력설인 춘제(春節)가 다가오면 ‘애인 대여 사이트’ 이용자수가 폭증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싱글족들이 부모님에게 소개시킬 애인을 구해야하기 때문이다. 중국 문화에서는 명절에 혼자 부모님을 뵈러 가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애인 대여 사이트 이용금액은 하루에 500~2000위안 정도다.

기존 기업들도 싱글족에게로 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다. 가전 업체들은 소용량의 전기밥솥을 생산하고 있고, 장신구 업체들은 미혼 커플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액세서리를 제공하고 있다.

싱글족을 향한 산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싱글족이 자식을 부양해야 하는 부담이 없고 가처분소득이 높아 주체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싱글족의 특징은 ‘좋아하면 산다’는 것이다. 이런 성향으로 인해 패션·음식·소형전자제품·화장품·액세서리·미용(헤어, 네일아트 등)·애완동물 용품·여가활동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소비패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2억명의 싱글족들이 중국의 산업지형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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