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을 지명할 것이라고 CNBC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이 30일(이하 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지명자로는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가 가장 유력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입을 모았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지명되는 파월 이사가 차기 의장 자리에 앉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면서, 이번 인사는 "안전한 선택"이라고 트럼프 대통령 측근의 말을 빌어 전했다. 현재 연준에서 유일한 공화당원인 파월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규제완화에 찬성하는 인물이다. 동시에 현 의장인 재닛 옐런과 마찬가지로 통화완화정책을 지지하는 비둘기파 인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파월 이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연준에 합류했지만, 조지 W.H. 부시(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서 재무부 차관을 지내기도 한 공화당원으로 정치적으로 중립 성향을 띤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편 연준 의장이 누가 지목되느냐를 안다고 하더라고 금융시장의 향방을 예측하기란 여전히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차기 연준의장이 누구인지, 그의 정책지향점이 어떤 지를 정확히 안다해도 이를 기반으로 금융시장의 미래를 정확히 알기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일단 시장은 파월이 비둘기파라는 점을 감안해 점진적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예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 달러 약세, 장기 인플레이션 예상에 따른 미국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 가치저장 수단인 금 가격 상승 등을 예상할 수 있지만, 성급한 판단은 삼가야 한다고 WSJ은 충고했다.
1979년 취임한 매파 볼커 연준 의장 취임 뒤 시장은 예상과는 달리 물가가 급등했으며, 이에 대응해 금리를 올리면서 경기가 침체되면서 더블딥(이중침체) 을 경험했으며, 1987년 그린스펀 의장 시절에도 공격적 금리인상 탓에 시장이 폭락하자, 그린스펀은 이전과는 달리 시장친화적으로 돌아서면서 적극적인 통화 완화정책을 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WSJ은 파월의 성향은 어느 정도 파악 가능하지만, 투자자들은 당분간 그의 정책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