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은 승에 대한 존칭어라, 목사나 신부처럼 승려 또는 승으로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돈 선거 등에 대한 염려로 직선제를 대다수가 열망했지만 중앙종회라는 '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결국 다시 간접선거를 치룬다. 오는 12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조계사 부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총무원장 선거를 치른다.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삼류 정치판에서나 볼 수 있는 해프닝들이 속출하고 있다. 후보자들을 둘러싼 고소·고발과 금품선거, 인신공격성 의혹 등 비방전은 당연하다는 듯 벌어지고 있다. 성직자라고 할 수 있는 승려들이 이런 일까지 벌이는가라는 우려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도 아닌 듯하다.
요즘 승려들의 웬만한 일탈은 기사거리도 되지 못한다. 실제로 한 작은 NGO의 비구니 이사장의 부적절한 행위들을 전해들은 한 불교계 기자는 “그런 승려는 너무 많아 기사거리도 못된다"고 말했다. 대체 조계종 일부 '잘 나가는' 승려들이 가지고 있는 돈은 누구한테서 나온 걸까? 신도들에게 받은 돈으로 세상 사람 위에서 군림하는 그들을 부처님은 ‘제자’라고 반겨하실까? 그런 사람들 가운데서 결국 총무원장이 나온다면 정말 괜찮은가?
후보자들 가운데는 훌륭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당선될 가능성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유감천만이지만 유명한 승려들마저도 어쩌면 자신의 마음을 닦지 않고 오직 자신의 이름만을 닦은 승려일 수도 있다. 모두들 한결같이 무소유를 주장하지만 결국 죽음 뒤에는 제자들의 재산다툼이 적지 않다.
"실제로 깨끗한 수행으로 알려진 승려들 가운데는 그 이름값을 다하는 이들은 한 사람도 없었다." 한 신자의 탄식이다. 어느 승려든 학력 사칭 정도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불교 유신'은 성큼 다가왔다. 재가불자들이 조계종으로부터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출자가가 다 사라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노령층 신자들의 자연적 감소까지 더해 불교인구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다. 결국 소수종교로 전락한 불교대표종단 조계종으로부터 전통사찰관리권은 다시 환수될 것이다.
국립공원에 위치한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인 전통사찰의 입장권도 사라지고, 문화재는 문화재청이니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관리하게 될 것이다. 종교인과세는 물론이고 그 내용도 일반인과 차별이 없어질 것이다.
이번 총무원장 선거로 자중지란에 빠진 조계종을 비롯한 승려 중심의 기성 불교 종단들은 결국 자멸의 길을 갈 것이다. 거꾸로 그것이 불교융성의 첫발자국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원대로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 시대의 그 가르침으로 돌아갈 것이다.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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