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금·단체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 깊다. 당장 가족들과 추석은 보냈지만 연휴 이후 실시될 협상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직 임단협을 마무리짓지 못한 국내 완성차 업체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한국GM 3곳이다. 문제는 3곳 모두 노사간 이견이 커 향후 협상에서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현대차는 추석 연휴 이후 교섭을 본격적으로 재개한다. 하지만 교섭을 앞두고 노조가 강공을 예고하고 있는데다 사측 역시 기존 방침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라 연내 타결이 어려울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노조지부장 선거에서 강성으로 분류되는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출신 하부영 후보가 신임 지부장으로 당선돼 추가 파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과 해고자 원직복직,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 체결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특히 하 신임 지부장은 통상임금과 관련해 1인당 1500만원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기아차도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기아차 노사는 최근 통상임금 관련 1심 소송에서 노조가 일부 승소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다. 기아차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한 이후 수당을 통한 인건비 증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잔업을 전면 중단하고 특근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번 교섭에서도 통상임금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2017년 임금협상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노사 역시 좀처럼 임단협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최근 몇 년간 겪어온 경영상의 어려움을 내세워 노조측을 설득하고 있지만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이 마뜩찮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오는 16일은 한국GM의 철수를 막을 수 있는 산업은행의 거부권(비토권)이 만료되는 시점이라서 한국GM 노사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대해서도 업계의 관심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