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의 경제수장들이 모여 자유무역과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하고 보호무역주의에 함께 대응하자고 뜻을 모았다.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51개 회원국 대표단은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7회 아셈 경제장관회의'를 마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다자무역체제 지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지난 2005년 네덜란드 로테르담 회의 이후 12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는 '아시아와 유럽의 포용적 번영을 위한 혁신적 파트너십'을 주제로 개최됐다.
51개 회원국의 장·차관과 차관급 등 대표단 250여명이 참석했다. 또한 세계무역기구(WT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도 함께 참여해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회원국들은 21~22일 이틀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무역·투자 원활화와 촉진, 경제 연계성 강화,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 등 3개 의제를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WTO의 전자상거래 논의 진전이 중요하다는 점도 의견을 같이했다.
백 장관은 "아셈 역내에서 진행 중인 교통·물류·에너지 분야 연계성 강화 노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회원국들은 아셈 역내 에너지 네트워크 관련 교역·투자의 성장 잠재력에도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회원국들은 한국이 이번 회의에서 제안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아셈 역내 협력 방향에 대한 '서울 이니셔티브'를 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이니셔티브'가 제안한 정책 방향은 혁신 친화적 규제 프레임 구축, 디지털 혁신을 촉발하는 정책환경 조성, 중소기업 역량 강화 등을 담고 있다.
백 장관은 "2018년 서울에서 열릴 아셈콘퍼런스를 통해 이와 관련한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 참석자들은 또 지속가능한 공급망 조성을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와 글로벌 노동규범 준수가 중요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백 장관은 "회원국들은 개도국과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를 통한 역내 포용적인 성장 달성을 강조했다"며 "파리 기후협정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회원국들은 앞으로 아셈 경제장관회의를 2년마다 개최하기로 합의하고 차기 회의는 2019년 유럽에서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관심이 쏠렸던 한·중 장관 회담은 무산됐다. 중국이 상무부 장관 대신 차관인 왕서우원(王受文) 부부장을 참석시켰기 때문이다.
우리 측은 왕 부부장 등에게 한국 기업의 피해 등을 전달하며 '사드 보복' 해소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운규 장관은 중국 측에 사드 보복과 관련한 우려를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했다"며 "유럽도 사드 보복에 대한 부분에 많이 공감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