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품 동녘서 아빠품 서녘까지…더디 봐야 더 예쁜 제주의 속살

2017-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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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도 걱정 없는 관광 순환버스 여행

렌터카 예약없이 공항서 바로 출발

관광도우미가 설명•여행정보 제공

아름다운 건물 속 산책하며 힐링도

제주 관광지 곳곳을 달리는 관광지순환버스[사진=기수정 기자]

#직장인 권미희씨(33세)씨 제주 뚜벅이 여행을 즐긴다. 제주의 풍광을 오롯이, 찬찬히 만끽할 수 있는 덕이다. 버스 노선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때에는 뚜벅이 여행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제주도가 노선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관광지 순환버스를 신설함에 따라 좀더 수월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렌트카 없이 제주를 여행할 수 있는, 그것도 편하게 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바로 '관광지 순환버스'다.  

여행 전 렌트카를 예약하고 공항에 도착해 버스(810-1, 810-2번의 동부권과 820-1, 820-2번의 서부권 두 종류로 나뉜다)를 타고 차고지로 가서 렌트한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수고로움 없이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해 여행지를 둘러볼 수 있다.

이용요금도 1150원(교통카드 기준)으로 저렴한데 안에 관광지 해설사가 탑승해 제주의 구석구석을 설명해 준다.

권미희 씨는 "대중교통 이용해 제주를 여행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순환버스 덕에 여행이 즐거워졌다. 앞으로 제주 여행을 더 자주 할 것같다"고 말했다.

◆엄마품처럼 푸근한 제주의 속살···동부권 여행 

선선한 바람, 짙은 쪽빛의 바다, 은빛 억새가 일렁이는 제주의 가을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버스 안에 교통관광 도우미가 탑승해 관광지에 대한 설명, 여행 정보 등을 제공한다니 참 유익한 여행이 아닐 수 없다.

관광지 순환버스를 타고 엄마 품에 안긴 듯,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의 동부 중산간 지역의 속살을 들여다보았다.

△중산간의 원형이 그대로···동백동산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10호로 지정된 동백동산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중산간 지역의 원형이 그대로 잘 보존된 곶자왈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10호로 지정된 동백동산이다.

거문오름 일대에서 뿜어진 용암이 흘러 생성된, '빌레'라는 암반층이 넓게 분포해 있고 물웅덩이나 소 같은 형태의 습지가 조성돼 있어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희귀식물도 이곳에 고루 분포돼 있다. 

선흘동백동산 습지센터를 시작으로 긴 숲을 향해 걷다 보면 습지보호지역인 먼물깍 습지가 등장한다. 대한민국은 물론, 제주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습지를 품은 곶자왈은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는 자연환경해설사의 설명이 진행된다.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싶다면 사전 예약하면 된다. 

△오름이 마을을 감싸다···송당리 마을
 

송당목장 삼나무길[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고즈넉한 분위기의 송당마을은 오름으로 둘러싸였다. 이름은 거슨세미오름. 오름에 있는 샘이 바다를 향해 흐르지 않고 한라산 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발 약 380m의 오름에 오르는 동안 마주하는 주변 오름들의 풍경이나, 정상에서 만나는 제주 동쪽 중산간의 풍광은 소박하면서도 아름답다.
 

거슨세미오름. 오름에 있는 샘이 바다를 향해 흐르지 않고 한라산 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거슨세미오름 맞은편 제주 이승만별장이 있는 송당목장을 걷다보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큰 정원을 오롯이 차지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일게다. 오래된 팽나무와 근처 삼나무 숲은 신비감마저 불러일으킨다.

송당목장 일대에서 열기구 자유여행도 즐길 수 있다니 더욱 이색적이고 즐거운 여행이 될 듯하다. 

이외에 비자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비자림도 순환버스가 거쳐가는 코스 중 하나다.

수령이 500~800년인 오래된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있으며 단일 수종의 숲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세계 최대의 미로테마파크인 메이즈랜드도 그렇다.

현무암과 랠란디 나무로 조성된 5km의 미로가 있어 아이들과도 함께 하기 좋은 곳이다.

철로위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제주의 중산간을 탐험하고 싶다면 제주레일바이크도 좋다. 용눈이오름을 배경으로 약 4km에 걸쳐 운행된다.

◆투박하지만 정감 넘치는 서부권 여행

제주 서부 중산간은 동부권과는 다른 느낌이다.

조금은 투박하지만 정감 넘치는 제주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역시 관광지 순환버스만 타면 한 번에 여행할 수 있다.

△예술인의 생활모습 한눈에···저지리
 

벽화와 예술작품, 작가의 생활이 공존하는 저지리 마을[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저지리는 예술인 마을이라는 독특한 품새를 갖게 된 곳이다. 벽화와 예술작품, 작가의 생활이 공존하는 덕에 곳곳에 예술이 입혀졌다.

한경면 해발 120m 지대에 위치한 이곳은 지역문화예술 발전과 문화관광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예술인들에게 마을을 개방함으로써 만들어졌다.

저지리 중심에 있는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는 제주현대미술관, 야외전시장, 갤러리 등이 있어 천천히 걸으며 마을 곳곳에 있는 예술작품들을 돌아보기 좋다. 

새로 건축된 독특하고 아름다운 건물들이 많아 한적하게 걸으며 힐링하기에도 그만이다. 

마을 전체를 한눈에 감상하고 싶다면 아름다운 숲 전국 대상을 받은 저지오름에 오르면 된다. 

△우거진 숲길 걸으며 사색···환상숲 곶자왈
 

환상숲 곶자왈에서는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정글처럼 원시림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서로 긴밀히 맞닿아 있는 바위와 나무, 그 사이에 굵은 넝쿨이 뒤엉켜 있다.

나무와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한 줄기 빛에도 구원의 빛을 본 것처럼 감탄하게 되는 짙은 숲속은 마치 영화 아바타를 보는 듯한 오묘한 느낌을 준다. 

이 원시림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환상숲 곶자왈은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자연 생태공원이다.
 

환상숲 곶자왈에서 볼 수 있는 이끼[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아침 9시부터 5시까지 매 정시마다 시작되는 숲 해설은 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진행된다.

해설을 통해 곶자왈의 현상과 그 안에서 활동하는 많은 생명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한 시간 정도의 곶자왈 이야기. 제주의 자연에 대해 한층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다.

버스를 잘 이용하면 마을 구석구석과 주요 관광지들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1968년 분재를 재배하는 농장으로 출발해 현재 국가지정 민간정원 1호인 생각하는 정원은 가장 제주적인 모습을 갖고 있으며 아름다운 정원으로 손꼽힌다.

중산간의 자연환경을 잘 담아낸 건축물로도 유명한 차 박물관 오설록과 산책로, 그 옆에 있는 서광차밭도 제주의 모습을 오롯이 담았다.

인공호수 주변으로 다양한 꽃과 나무가 아름다운 노리매공원의 9월은 가자니아와 꽃잔디, 야생화로 가득하다.
 

제주도가 관광객 편의를 위해 도입한 관광지 순환버스. 동부권과 서부권으로 나뉘어 운행되는 이 버스는 권역별 주요 관광지마다 정차한다. [사진=기수정 기자]

제주도에서 운영 중인 관광지 순환버스 [사진=기수정 기자]

송당리마을에 정차한 관광지 순환버스 [사진=기수정 기자]

제주 동부권 관광지 순환버스 정차역인 '용눈이오름'역에 내리면 이 오름을 배경 삼아 제주레일바이크를 타볼 수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용눈이오름을 배경 삼아 달리는 제주 레일바이크[사진=기수정 기자]

 

용눈이 오름 전경[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동부지역 관광지 순환버스 노선도[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서부지역 관광지 순환버스 노선도[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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