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대학교 중국어학과 류영하 교수는 "중국과 홍콩 각각의 뚜렷한 정체성으로 인해 생기는 양자 간의 대립과 갈등과 협력이 시사하는 점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동아시아 공동체’를 생성하고 해결하는 매우 중요한 단서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건국대학교에서 ‘인문전통의 중국학, 공존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제37차 국제학술대회’에서 류 교수는 이같이 밝혔다.
류 교수 주장에 따르면, 홍콩의 눈에 비친 중국은 ‘민족국가’ 그 자체다.
중국정부는 주권 반환 이전부터 홍콩에서 독립적인 민족론이 대두될 위험성을 일치감치 간파하고 민족자결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해 그 자격을 제거했다. 홍콩 사회 곳곳에는 중국으로부터 국민이라는 개념에도 등급이 매김 되는 현실이 드러나있다.
류 교수는 "‘중국-홍콩체제’의 관건은 중국과 홍콩 양자의 시민 계급의 성장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시민 체제가 세상에 등장한지 한참됐는데도 불구하고, 홍콩에게 중국은 국가와 민족이라는 이데올로기만을 강요하는 세력인 것이다. 그는 "'나쁜 홍콩'을 유도한 주체가 중국이라는 의심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150여년이란 영국 식민지 기간 동안 중국 정부의 대홍콩 정책의 기본은 ‘장기타산, 충분이용(長期打算,充分利用)’이었다. 이처럼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은 홍콩에서 주권과 자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고찰돼야 한다는게 류 교수의 주장이다.
자율성을 침해할만한 그간의 정치적인 박해와 위협은 중국에 대한 신뢰의 상실까지 이어져, 국가주의를 표방하는 중국만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으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
류 교수는 "갈등은 잠복할 뿐 영원히 소멸되지는 않는다"면서 중국과 홍콩 간의 근원적인 갈등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중국이나 홍콩 쌍방 모두의 현대 국가의 기본 구성 요소인 정부·시장·사회의 유기적인 통합이 중요하다"면서 "우선 정부와 시장 그리고 사회가 고루 성장하고 서로 견제해야 하고, 다른 정부와 시장 그리고 사회와 건전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