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간 긴장감이 그 어느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언론이 이달 21일부터 열릴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15일 '한국은 북미간 '격리자(隔離者)'역할을 해야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해 "한미 을지훈련은 북한을 예전보다 더 강력히 자극할 것이 틀림없으며, 북한은 더 강력한 대응을 할 수 있다"며 "이번 한미 군사훈련으로 의외의 사태가 초래될 위험이 전보다 높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설은 한국이 한반도 전쟁을 결연히 반대한다면 이번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북·미 양국 모두 군사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게 전 세계 대다수 전문가의 공통된 분석"이라며 "다만 많은 사람이 북·미가 오판과 오발을 할까 봐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설은 "정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한국은 적절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한반도에 새로운 각본이 짜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하지만 한국은 줄곧 망설이고 이해득실만 따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한반도에 전쟁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과 관련해서 사설은 "그 말은 공허한 구호이며 한국이 강력히 실제 행동으로 이 주장을 보여준 게 없다"고도 지적했다.
사설은 북핵 위기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지만 사실상 북·미간 대립을 보여준다며 한반도의 최대 위협은 북·미간 충돌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설은 한반도에서 남북 전쟁보다는 북미 전쟁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은 북·미 사이에서 격리자(隔離者) 역할을 해야 하며, 자기 방식으로 북·미 간 충돌을 억제해야 한다"며 "이 역할은 한국만 할 수 있고 이를 위해 행동하지 않으면 그 어떤 제삼자도 대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한·미 양국은 군사적동맹으로, 한국이 미국의 대북군사행동에 협조하지 않으면 즉각 효과가 나타날 것이 분명하지만 북·중 양국은 단순한 우호관계로, 중국은 북한에 권할 수는 있어도 직접적으로 북한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며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에 미치는 영향력에 비해 크지 않다"고도 설명했다.
또 사설은 "한국이 자구(自救)하지 않고 스스로 불구덩이로 뛰어들면서 중국에게는 북한에 압박을 가해 (한국을) 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심지어 한국은 중국에 구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동시에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에 적극 협조해 중국의 등에 칼을 꽂았다"고도 비판했다.
사설은 "한국인은 냉철하게 무엇이 자국에 이익인지 똑바로 생각해야 한다"며 "지금 한국의 운명은 마치 북·미 손에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