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초점] 中의 도 넘은 韓 프로그램 도둑질…'한한령'이 핑계가 될 순 없다

2017-08-10 00:01
  • 글자크기 설정

[사진=tvN '윤식당']


이 정도면 뻔뻔해도 도가 지나치다. 중국이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을 그대로 베끼기에 나섰다. 마치 약속이라 한 듯 여러 편을 수차례 표절하고 있는 행태에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의 후난위성TV가 tvN에서 큰 화제를 낳았던 예능 ‘윤식당’을 그대로 베낀 ‘중찬팅’이 방송됐다. ‘윤식당’에서 발리에서 식당을 짓고 한국 음식을 선보이는 내용을 그대로 가져와 출연진들이 태국에서 식당을 개업해 중국 특유의 음식을 선보이는 등의 내용의 콘셉트다.
내용이야 비슷할 수 있지만, ‘윤식당’에서 흔히 봤던 주방 모양새, 메뉴판과 이동 수단, 해당 나라의 제재를 받게 된 에피소드까지 공개되는 등, 디테일한 점까지도 그대로 차용됐다. 심지어 여성 출연자의 헤어 액세서리까지 그대로 따라해 표절 논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 큰 문제는 중국의 이 같은 한국 예능 베끼기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러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온 경우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윤식당’ 표절에 앞서 중국판 ‘쇼미더머니’라 불리는 중국 아이치치의 ‘랩 오브 차이나’도 논란이 일었다. ‘랩 오브 차이나’는 프로그램 로고와 무대 구성, 오디션 포맷 등 ‘쇼미더머니’를 연상케하는 연출로 표절 논란이 있었다. 합격자 목에 걸어주는 목걸이까지 그대로 베껴갔다. ‘랩 오브 차이나’에는 과거 그룹 엑소의 멤버로 활동하다 탈퇴한 크리스가 출연하는 모습은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국내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던 ‘프로듀스 101’을 그대로 가져간 ‘스타의 탄생’도 유사한 내용으로 시끄러웠다.

이 뿐만 아니다. 나영석 PD의 ‘삼시세끼’ 역시 그대로 가져와 사용해 논란이 된 바 있으며, ‘영재발굴단’ ‘판타스틱 듀오’ ‘안녕하세요’ ‘너의 목소리가 보여’ ‘프로듀스 101’ ‘쇼미더머니’ ‘히든싱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져다가 마치 자기것인냥 그대로 베꼈다.
 

[사진=tvN '응답하라 1988']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한한령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지난해 7월 한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확정 이후 중국 내에서는 한국의 제작 콘텐츠나 한국 연예인의 활동 등을 제한하고 있는데, 한한령을 핑계 삼아 정식으로 판권을 사들이는 형태가 아닌 그대로 베껴와 표절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차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 방송을 담당하는 광전총국은 지난해부터 해외 포맷 프로그램 수입을 제한하고 나섰는데, 지적재산권이 중국에 있는 프로그램만 방송을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런닝맨’ ‘아빠 어디가’ ‘나는 가수다’ 등의 한국 프로그램의 포맷을 수출한 각종 예능들이 이제는 황금시간대 방영 자체가 어려워지는 제제는 늘어놓고, 자국의 방송사들이 한국의 프로그램을 베끼는 것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괘씸할 따름이다.

표절 논란이 일 때마다 중국 방송사 측은 “중국 독창성을 겸비한 프로그램”이라며 뻔뻔한 해명을 내놓았다. 심지어 자국민인 중국인들 까지도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중국 방송사의 태도는 굳건하다.

더불어 예능 프로그램 뿐 아니라 tvN ‘응답하라 1988’을 그대로 가져간 ‘우리는 사춘기’가 중국판으로 방송될 것으로 현지에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방송사인 tvN은 “판권을 판매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 tvN 내부에서는 중국의 ‘우리는 사춘기’의 내용이 ‘응답하라 1988’을 그대로 가져가게 될것인지 예의주시 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중국은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내지 못할까. 한 국내 방송 관계자는 “중국의 방송 창작 능력이 국내 방송에 비해 현저하게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작 여건도 개선되지 않고, 심의 제도에도 자유롭지 못해 중국에서는 이를 핑계삼아 수입 대신 표절이라는 꼼수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한령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 국내의 콘텐츠를 아무렇지 않게 베끼고 있다. 정부가 이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