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영 기자 =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발표하는 ‘국정과제 보고대회’ 현장은 여러 모로 '공무원스럽지' 않았다. 김진표 국정기획위 위원장을 비롯한 각 분과 위원장들은 무선마이크를 착용한 채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발표했다. 마치 테드(TED) 강연 혹은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19일 오후 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시작된 ‘국정과제 보고대회에는 문재인 대통령,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는 물론 이낙연 국무총리, 홍남기 국무조정실 실장과 각 부처 장관들이 참석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쓰고, 말한다. 모든 일의 중심에 사람을 놓는다”라며 “대통령을 가장 잘할 사람이라는 저의 약속을 수백 퍼센트 이상 지키게 해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얼굴에 미소를 띠었고, 배석한 관계자들도 박수로 화답했다.
본격적으로 국정 과제 발표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한 층 더 화기애애해졌다. 김진표 위원장은 양복 차림에 무선 마이크를 착용하고 무대로 올라왔다. 양손을 자유롭게 쓰고, 무대 좌우를 오가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박범계 정치·행정분과 위원장 역시 무선마이크를 착용하고 손에는 메모장을 들고 무대로 나왔다. 박 위원장은 “떨린다”고 운을 뗐지만, 이내 능숙하게 발표를 마쳤다. 이한주 경제1분과 위원장도 수준급의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했다.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김연명 사회분과 위원장은 교육 전략을 설명하며 “저도 몇 년 전에 자식을 대학에 보냈는데, 대학교수인 저도 대입 전형이 복잡해서 잘 모르겠더라”며 사적인 경험담을 꺼내 참석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개호 경제2분과 위원장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전략을 발표하며 “문재인 정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같은 이상한 일을 하지 않습니다”라고 농담을 해 좌중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수훈 외교·안보분과 위원장은 단호하고 자신 있는 어조로 문재인 정부의 안보 정책에 신뢰를 더했다.
윤호중 기획분과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4대 복합·혁신 과제를 설명하며 “국민 여러분, 어떻습니까. 이제 여러분의 삶이 바뀔 것 같지 않습니까”라고 질문을 건네기도 했다.
발표는 보통 5분에서 7분가량 짧고 간결하게 진행됐다. 이러한 짧은 발표 시간을 보완하려는 듯 프레젠테이션에 공을 많이 들인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위원장들의 발표 중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자리에 앉아 있는 참석자들은 위원장들의 발표가 끝날 때마다 박수로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