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변의 달인' 이낙연 총리, '눈높이' 화법 화제

2017-07-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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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딱딱한' 화법과 달라…언론인 출신답게 비유ㆍ감각적 언어로 눈길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장은영 기자 =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높은 것처럼 노동계에 대한 국민의 기대도 높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모두 발언에서 한 말이다.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와 관련해 정부와 노동계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운율이 딱딱 맞다. 이런 표현은 공무원들의 언어가 아니다”라며 “총리께서 글 쓰고 말하시는 데 탁월한 감각이 있다. 언변이 뛰어나시다”고 말했다.

3일 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취임 한 달 간 소통을 위한 행보를 보였다.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관리하는 것은 물론 각종 연설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총리는 원고에 없는 말이라도 즉석에서 할 수 있는 순발력도 강하다. 지난달 26일 모범 국가보훈대상자 정부포상식 축사에서 그는 “보수적인 대통령이 국방을 더 중시할 것이라고 많이 생각하지만 통계를 보면 꼭 그렇지 않다”며 “노무현 정부는 재임 5년 동안 연평균 8.9%씩 국방 예산을 증액했다”고 말했다.

이는 사전에 배포된 축사에는 없는 부분이었다. 전임 정권의 국방 예산을 비교하며 문재인 정부 또한 노무현 정부를 계승하겠다고 말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취약하다고 평가되는 안보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오늘 제가 원고 없이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여러분께 저의 진심을 좀 더 가깝게 전해드리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서툰 말씀이지만 원고 없이 드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 총리의 언변은 언론인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견해가 다수다. 이 총리는 지난달 29일 한국신문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축하연 축사에서 “21년 동안 신문기자로 일하면서 얻은 많은 것들은 제 생애에 걸쳐 가장 소중한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정확하되 야비하지 않게 표현하려는 노력, 바지 뒷주머니에 취재수첩을 넣고 다니며 끊임없이 메모하는 생활 등은 신문기자 경험이 제게 남긴 귀중한 선물”이라고 말했다.

다만 야당 일각에서는 국무총리는 내각을 통할하는 자리인 만큼 말이 아닌 정책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법률적 위임도 없이 대통령령에 의해 설립된 국정기획자문위가 국가정책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며 결정해 발표하는 실정”이라며 “원전 폐기, 통신료 인하,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도입, 누리과정 예산지원, 고속도로 통행료까지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고 손 놓고 있는 게 과연 책임총리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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