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힘에 기반한 외교에 대해서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진행된 환영 만찬에서 “과거에는 북한 문제가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행동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만찬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오랫동안 한미가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북한의 핵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음으로써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희망을 갖고 있다”며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국의 어느 대통령도 해결하지 못한 위대한 성과를 만드는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 또한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있었던 미국의 경제적 성과에 대해 축하드리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 역시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며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해방국으로서는 유일하게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다. 한국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이식시킨 나라 역시 미국이며, 한국의 성공은 미국의 보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환영만찬을 한 직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방금 한국의 대통령과 매우 좋은 회담을 마쳤다"며 "북한, 새로운 무역협정(new tradedeal)을 포함해 많은 주제들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만찬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개정 협상과 무역불균형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만찬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문제를 거론했는지에 대해 "거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며 "여러분이 예상한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됐다"고만 답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백악관 개인 집무실인 트리티룸을 공개하며 친근감을 과시했다.
트리티룸은 미국 대통령의 사적인 공간으로 백악관 3층에 있으며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게티즈버그' 연설문을 작성한 곳으로 일명 '링컨룸'으로도 불린다.
만찬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문 대통령 부부를 환송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함께 탔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3층이 내 사적인 공간인데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당선되기 전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지 몰랐다. 한 번 구경하지 않으시겠냐"고 제안했다.
1층까지 내려왔던 엘리베이터는 다시 3층으로 올라갔고,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문 대통령 부부를 트리티룸으로 직접 안내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전쟁 당시 링컨 대통령이 사용한 책상이 있는 방과 링컨 대통령의 침실을 보여주며 문 대통령에게 직접 앉아보라고 권유했다"며 "문 대통령은 그 자리에 앉아 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트리티룸에서 약 12분간 머물고 8시 5분쯤 백악관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