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예대마진으로 이익을 늘리기 위해 시중은행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있다.
우대금리는 보통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추가로 상품에 가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추가되기 때문에 고객들은 우대금리를 추가 서비스 개념으로 받아들인다. 이를 줄이거나 없애도 쉽게 인지하지 못하고 저항력도 낮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은행들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대금리 손질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KB골든라이프연금우대통장과 KB연금우대통장의 우대금리를 1%포인트씩 인하했다. 국민APT생활통장 우대금리도 0.1%포인트 내렸다. KEB하나은행 역시 비슷한 시기에 새로 가입한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상호부금에 대해 만기 이후 지급하는 금리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우리은행은 대출 우대금리에 손을 댔다. 주거래직장인대출 고객의 대출 우대금리 조항을 없애고 우리신세대플로서론 대출상품의 우대금리 혜택을 폐지했다. 우리전문가클럽, 우리금융인클럽, 우리메디클럽 대출도 0.1~0.2%포인트의 금리우대 요건을 삭제했다.
고객은 우대금리 축소나 폐지 내용을 쉽게 알 수 없다. 은행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이곳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확인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은행에 따라서는 어떤 내용에 대한 우대금리가 적용되는지 확인할 수 없어 조건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는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콜센터에 문의해야 한다.
은행도 할 말은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본업'인 이자수익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설명이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예대마진 차이가 크게 줄었고, 해외 투자에 눈을 돌리는 것보다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 훨씬 직접적이고 빠르게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 우대금리 항목이 상품별로 제각각이라 이에 대한 통일된 기준 마련, 금리 적용의 현실화, 주거래 고객 확보 등도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객들은 예금금리는 꿈쩍도 하지 않고 대출 금리가 널뛰는 상황에서 0.01%포인트의 혜택을 위해 발품을 파는데 은행만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과 대출 상품 모두 평균금리, 최대금리 등은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우대금리는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우대금리 쪽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며 "예·적금에 대한 중요도가 줄어든 상황에서 대출 가산금리 제한에 따른 수익을 유지하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