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샌디에이고/미국) = 중국이 바이오산업 심장부인 미국에서 한층 높아진 바이오 기술력을 자랑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각종 지원책을 내놓으며 공격적으로 바이오산업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19~2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인 '2017 바이오인터내셔널컨벤션(바이오 USA)'에 대형 국가관을 설치했다. 샌디에이고컨벤션센터 전시관에 마련된 중국관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컸다. 참가 기업도 40개를 넘었다. 한국관이나 일본관을 압도하는 규모다.
중국 바이오업체인 시노바이오웨이는 단독 홍보부스를 차렸다. 베이징대 산하 기관으로 1992년에 세워진 시노바이오웨이는 3년간 이 행사 메인스폰서로 참가했다. 올해는 행사 가이드책자 표지에 유일하게 기업 로고를 싣고 첫장과 마지막장엔 기업 소개를 넣었다.
중국 1위 임상시험대행(CRO) 회사인 우시 부스도 주목을 받았다. 2000년 상하이에서 창업한 우시는 중국 현지 CRO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업체다. 2007년엔 미국 증시에 상장하기도 했다.
이런 약진은 중국 정부의 기업 친화적 바이오정책 때문이다. 중국은 2012년에 이어 2016년에도 바이오를 '전략성 신흥사업'으로 지정했다. 2020년엔 8조~10조 위안(약 1340조~1672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에 힘입어 중국의 바이오약 시장은 매년 25% 넘게 성장했다.
특히 중국은 줄기세포를 비롯한 바이오 연구·개발(R&D)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바이오 연구 예산은 2009년 2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12년엔 5조원에 육박했다.
가시적인 결과도 나오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자료를 보면 중국의 상업용 줄기세포 임상연구 건수는 2014년 5건으로 우리나라와 같았지만 2015년 11건, 지난해엔 8건으로 각각 10건과 5건에 머문 우리나라를 앞질렀다. 2014~2016년 전체 임상연구 건수는 미국(60건)에 이어 중국(24건)이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지난해 6월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제를 완화하는 '약품출시허가보유자 시범제도'도 도입했다. 이 제도는 생산시설이 있어야만 의약품을 팔 수 있게 한 기존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행사장을 찾은 권기성 셀트리온 상무(제품기획 담당)는 "우수한 중국인 연구원이 글로벌 기업에서 배운 기술을 가지고 자국으로 돌아가 바이오벤처를 세우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기업들이 (중국 바이오산업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7년째 바이오 USA를 참가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중국은 바이오·제약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나서고 있다"며 "10~20년 뒤엔 중국 바이오·제약산업이 엄청난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