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금융당국의 ‘동전 없는 사회’ 정책에 발맞춰 유통업계가 ‘잔돈 자동적립 서비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4월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자를 모집, 선불사업자와 편의점·마트 사업자 등 총 12개 업체를 선정했다.
선정된 업체들은 고객이 현금으로 물건을 살 때 발생하는 동전 거스름돈을 충전식 선불카드와 같은 수단으로 돌려주게 된다.
이는 사회적으로 동전의 실효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행한 동전 913억원 중 환수된 동전은 10%에 불과, 동전 발행에만 573억원이 사용됐다. 해마다 증가하던 동전 발행량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결제수단도 핸드폰이나 신용카드 등으로 간편화되면서, 동전 휴대를 불편해 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이에 유통업계도 고객들에게 보다 편리한 결제환경을 제공하고자 동전 없는 사회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일례로 신세계그룹의 SSG페이는 현금 결제 시 발생하는 동전을 선불 결제 수단인 SSG머니로 전환해준다. 해당 서비스는 SSG페이 앱 이용 고객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적립된 SSG머니는 신세계백화점·이마트·스타벅스·신라면세점 등 4000여개 SSG페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롯데멤버스 역시 롯데 일부 유통 계열사에서 결제 후 잔돈을 L.POINT(이하 엘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엘포인트 홈페이지에 접속해 1000원 미만 또는 100원 미만의 잔돈 적립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후 가맹점에서 결제 시 엘포인트 앱을 제시하면 된다.
네이버페이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결제 후 잔돈을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충전해준다.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현금으로 물건을 산 뒤 네이버페이의 모바일 홈페이지 속 잔돈 충전 탭의 바코드를 열어 점원에게 보여주면 된다. 1회 최대 1만원, 월 최대 10만원까지 충전 가능하다. 적립된 네이버페이 포인트는 네이버쇼핑과 제휴된 온라인 쇼핑몰 뿐 아니라 웹툰, 뮤직, 영화 등 디지털 콘텐츠 및 네이버 예약 서비스에서도 쓸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잔돈 전환 서비스는 미흡한 홍보와 다소 복잡한 이용 방법 때문에 실제 사용자는 얼마되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후 한 달 동안 일평균 이용 건수는 3만5000여건에 불과했다. 시범사업 실시 매장이 전국 2만3050곳임을 따져보면, 매장 당 2건에도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