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 빠진 동남亞 항공사… 구조조정 칼바람

2017-06-0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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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적자 늪에 빠진 아시아 항공사들이 구조조정 칼을 빼들었다. 항공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손실을 내자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

1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최대 항공사인 싱가포르항공의 고 춘 퐁 부사장은 지난주 멕시코 카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에서 감원 가능성을 언급했다. 고 부사장은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인력을 감축할 예정이다"며 '광범위한 검토'를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항공은 지난해 3월 말 기준 약 2만435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6개월 전부터 경영 컨설턴트를 고용하고 조직 개편안을 준비해왔다.
 

[사진= 싱가포르항공 홈페이지 ]


◆ 싱가포르 5년만에 적자··· 저가항공사 경쟁 치열 

싱가포르항공은 내부부서를 재통합할 계획이다. SIA카고는 화물부서로 바뀌고 기존에 운영 중인 보잉 747-400 화물기 7대를 운영한다. SIA카고의 수용 역량은 지난 2년간 매년 4~5% 성장했다. 싱가포르항공은 그룹 내 직원 이동도 고려 중이다.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등 개발 기회를 제공하겠단 방침이다. 싱가포르항공 측은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반적인 사업 개편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조정은 적자에 따른 긴급 처방전이다. 싱가포르항공은 5년만에 처음으로 지난 1분기 적자를 냈다. 1분기 순손실은 1억3830만싱가포르달러(한화 1124억원)을 기록했다. 저가항공사들이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연료비도 상승해 경영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에어웨이, 에티하드항공 등의 중공 항공사들을 비롯해 중국 지역 항공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1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싱가포르항공의 주가는 6년래 최대 폭으로 급락했다. 당시 싱가포르항공 주가는 7.3% 폭락한 9.98싱가포르달러를 기록, 9억2200만싱가포르달러(약 7493억원)의 시장가치가 증발했다.

 

[사진= 아이클릭아트 제공 ]



◆ 동남아시아 주요 항공사 줄줄이 구조조정 

싱가포르항공 뿐만 아니라 아시아 주요 항공사들은 재정난을 겪고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홍콩의 캐세이패서픽항공은 지난달 190여명을 해고했다. 전체의 20%에 해당하는 인력이다. 또한 연말까지 조종사를 제외한 일반직 직원 400명을 감축할 예정이다. 올해 본사에서만 총 600여명을 줄인다. 20년래 최대 감원이다. 캐세이패서픽항공은 8년만에 처음으로 손실을 내면서 비용 절감을 위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타이항공은 1분기 흑자규모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절반이 줄어들자 직원을 20% 줄이기로 했다. 대만의 중화항공은 1분기 37억대만달러(약 1375억원)의 적자를 냈고 대만의 푸싱항공은 지난해 11월 파산했다. 말레이시아항공은 700여명의 직원을 줄이고 100억엔(약 1000억원)의 비용을 감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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