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는 간판을 내리고 'IT 강국'이라는 간판을 높이 내거는 분위기다. 거대 시장을 바탕으로 '중국제조 2025', '인터넷 플러스' 등 산업정책을 통한 지원 확대, 적극적인 창업 장려 등 다방면의 노력을 통해 얻어낸 결과다.
최근 공개된 한 세계 기업 순위에서 이처럼 달라진 중국의 위상이 확실하게 엿보였다. 중국 참고소식망(參考消息網)은 '인터넷의 여제'로 불리는 미국 벤처투자회사 클라이너 퍼킨스의 파트너인 메리 미커가 공개한 '2017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20위권에 진입한 글로벌 IT 기업 3곳 중 1곳은 중국 기업이라고 2일 보도했다. 중국이 세계 최대 게임시장이며 공유경제도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이처럼 세계 인터넷 기업 시총 상위 20개 기업 중 7곳이 중국 기업으로 미국을 바짝 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중국 기업 외에 20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일본의 야후저팬(20위)이 유일했다.
1위는 시총 약 8010억 달러의 애플이 차지했으며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 가파른 실적상승, 주가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텐센트가 시총 약 3350억 달러로 5위에 올랐다. 알리바바는 3140억 달러로 6위, 바이두는 660억 달러로 10위에 랭크됐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온라인 게임업체이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메시지 앱인 위챗(웨이신)을 통해 막강한 경쟁력을 보이며 다양한 분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제3자결제서비스 시장에서도 위챗페이로 알리페이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 외에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도 최근 모바일 쇼핑과 관련 시장 확대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주가가 4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역시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등 미래 산업 선점을 위해 다양한 분야로 세력권을 확대하고 세계를 잇는 거대 전자상거래 시장을 만들기 위해 해외 진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중국 IT 기업의 급성장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스마트폰 보급과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의 급증이 꼽힌다. 지난 1월 중국인터넷네트워크정보센터(CINIC)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터넷 사용자는 7억3100만명, 이 중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는 6억9600만명으로 전체의 95.1%에 육박했다.
메리 미커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이 시장이 됐으며 중국의 텐센트와 넷이즈(왕이)가 글로벌 모바일 게임과 MMORPG(대규모 다중 롤플레잉 온라인게임)의 선두주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의 공유경제가 '황금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교통수단 공유에 있어서는 중국이 세계의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에서는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은 물론 공유자전거 업체인 오포(ofo)와 모바이크 등이 급성장해 주목받고 있다.
이 외에 주목할 만한 인터넷 트렌드로는 △ 모바일 광고 증가율의 PC 광고 증가율 초월 △ 신(新)유통, 전자상거래 시대의 도래 △ 모바일 동영상 수요 급증(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냅챗의 급성장) △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점유율 급증 △ 인도 인터넷 사용자 증가와 시장의 빠른 확대 △ 의료·헬스케어 서비스 디지털화의 본격적인 시작 △ 전세계적으로 IT기업 상장 봇물 △ 21세기 경제성장 동력, 컴퓨터와 인류 잠재력으로 변화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