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중국 최강의 바둑기사 커제 9단과의 대국을 마지막으로 바둑계를 떠난다. 구글은 알파고 개발에 종지부를 찍고, 알파고를 개발하며 터득한 기술을 의료와 에너지 분야에 활용한다.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27일 커제와의 대국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국이 알파고가 참가하는 마지막 경기”라며 “알파고 연구진은 새로운 치료법을 찾거나, 에너지 소비를 현저히 줄이거나, 새로운 혁신적인 소재를 발명하는 등 과학자들이 세계의 가장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돕기 위해 고급 범용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도전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알파고는 바둑용으로 개발됐지만, 그 기반이 된 시스템은 이미 의료와 에너지 분야의 응용에 들어간 상태다.
의료분야에선 영국의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국민보건서비스(NHS)와 제휴해 특정한 안과 질환의 검출 정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AI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또 의료 전용 앱 '스트림스'에도 AI가 적용돼 입원 환자의 건강 상태를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며 간호사들의 노동시간 절약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구글의 데이터센터에서는 AI를 활용해 대량으로 발생한 서버의 열을 냉각시키는 에너지를 40% 삭감하는 데 성공했으며, 영국의 송전망을 관리하는 내셔널그리드사가 전력의 수요조절을 위해 딥마인드의 AI를 활용하고 있다.
데미스 하사비스 CEO는 "AI 시스템이 의료와 에너지 분야에서도 상당한 양의 새로운 지식과 전략을 발견할 수 있다면 이는 몹시 중대한 발견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