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중 러시아의 개입 여부를 미국 정보기관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존 브레넌 전 국장은 지난해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 캠프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으며, 연방수사국(FBI)에 관련 자료를 보냈다고 말했다.
브레넌 전 국장은 러시아가 목표로 했던 것은 민주적 절차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불신을 키우면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공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정보기관들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미국인들과 러시아인들 사이의 접촉이 있었다는 것은 알지만, 대선과 관련한 '공모'가 실제로 있었는 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다만 브레넌 전 국장은 "우려할만한 근거와 수사를 할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CIA는 법 집행기관이 아니므로 관련 정보를 FBI에 넘겼으며, FBI는 이 사안을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이같은 러시아 개입 사태가 심각했기 때문에 지난해 7월말 CIA, FBI, NSA 등 정보기관들을 모두 불러 회의를 열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의 커넥션이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공화당의 입장이 곤란해졌다고 전했다.
한편 브레넌 전 국장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과 관련해 본인이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에게 지난해 8월에 문제를 제기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의 (대선 개입) 움직임이 양국 관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뒤 첫 해외순방을 떠난 상황에서 미국 내부에서는 '트럼프-러시아' 스캔들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스캔들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클 플린 전 NSC 보좌관은 자료 제출과 의회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나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는 23일 러시아 대선 개입 조사와 관련 플린 전 보좌관에게 자료 제출을 다시 한번 요구하면서 압력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