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들후들 떨렸어요" 박민지, 대형 루키 탄생…데뷔 열흘 만에 우승

2017-04-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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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박민지가 16일 경기도 용인 88CC 나라·사랑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 우승을 신고했다. 박민지가 2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루키’ 박민지(19)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박민지는 1부 투어 데뷔한 지 불과 열흘 만에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박민지는 6일 경기도 용인의 88컨트리클럽 나라·사랑코스(파72·6583)에서 열린 2017 KLPGA 투어 삼천리 투게더 오픈(총상금 9억원·우승상금 1억8000만원) 최종 4라운드에서 3차 연장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엄마 골퍼’ 안시현(33)을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민지는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4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낸 박민지는 안시현, 박결(21)과 함께 공동 선두로 연장전에 돌입한 뒤 18번홀(파5)에서 치른 3차 연장전에서 두둑한 배포로 3m 버디를 잡아 데뷔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현역 국가대표인 박민지는 지난해 세계 여자 팀 아마추어 챔피언십 단체전 우승으로 KL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고, 지난 6일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에서 데뷔해 공동 38위를 기록한 뒤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데뷔 10일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우며 대형 신인의 탄생을 알린 강렬한 신고식이었다.

박민지의 어머니 김옥화 씨는 1984년 LA 올림픽 여자 핸드볼 은메달리스트. 어머니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신인답지 않은 배포가 초고속 우승까지 만든 원동력이었다. 특히 박민지는 88CC의 유망주 지원 프로그램인 꿈나무 선수로 장학생 지원을 받아 지난해까지 익숙한 코스에서 훈련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박민지는 이 대회 우승으로 신인상 포인트에서 270점을 추가하며 322점을 획득, 강력한 신인왕 후보 1순위로 등극했다. 또 올해 상금 랭킹에서도 1억8354만원으로 이정은6(21)를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3라운드까지 9타를 줄인 박민지는 안시현과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했다. 전반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경기 시작과 함께 1번홀과 2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하지만 샷이 흔들리며 보기 3개를 범한 뒤 전반 마지막 두 홀에서 연속 버디로 1타를 줄였다.

박민지가 주춤한 사이 우승은 안시현과 박결의 대결로 흐르는 듯 했다. 하지만 박민지는 안시현과 박결이 연장전을 확정한 가운데 마지막 18번홀에서 침착하게 버디를 성공해 연장전 막차를 탔다.

연장전에서 박민지의 시원한 스윙과 배짱은 놀라웠다. 박결이 첫 번째 연장전에서 이탈한 뒤 박민지는 베테랑 안시현과 두 차례 연장 승부 끝에 세 번째 샷을 약 3m 거리에 붙인 뒤 버디 퍼트를 성공해 파에 그친 안시현을 따돌렸다.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박민지는 “너무 떨려서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고 지금도 심장이 너무 두근거린다.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기쁘다”며 우승 소감을 전한 뒤 “88CC가 내가 연습한 장소였기 때문에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우승 비결을 밝혔다. 이어 박민지는 “데뷔 전 목표는 1승과 신인왕이었는데, 다음 목표는 1승 더 추가”라며 웃었다.

반면 통산 3승에 도전했던 안시현은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고, 박결도 이날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지만, 다시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며 통산 4번째 준우승에 머물렀다. 윤슬아(31), 아마추어 이소미(18)가 합계 8언더파 280타 공동 4위를 기록했고, 장하나(25)는 7언더파 281타 6위에 올라 올해 참가한 3개 대회에서 모두 ‘톱7’ 진입에 성공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올해 첫 출전한 고진영(22)은 4언더파 284타로 공동 11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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