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 장수연, 그래도 잘했다…‘단짝’ 전인지와 함께 준우승

2017-04-1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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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아쉬운 준우승에 멈춘 장수연. 사진=롯데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한 번의 실수가 우승컵을 바꿨다. 그래도 잘했다. 초청선수 자격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깜짝 우승에 도전했던 장수연(23)이 마지막 날 샷이 흔들리며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장수연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하우섬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639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았지만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를 범하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장수연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은 전인지(23),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무려 9타를 줄인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은 관록이 돋보인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돌아갔다. 3라운드에서 버디 10개를 잡은 커는 최종일에도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낚아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커는 이 대회에서 올해 첫 우승을 신고하며 LPGA 통산 19승을 거뒀다.

장수연은 이 대회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3라운드까지 ‘노보기 플레이’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3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다. 최종일 평정심만 유지하면 우승도 눈앞에 있었다. 하지만 큰 무대의 부담감이 결국 장수연을 흔들었다.

출발은 깔끔했다. 1번홀(파5)과 3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2타를 더 줄였다. 하지만 6번홀(파4) 대회 첫 보기를 기록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정적 실수는 8번홀(파3)에서 나왔다. 그린에 못 미친 티샷 이후 두 번째 샷의 선택이 아쉬웠다. 범프앤드런으로 어프로치를 구사했으나 가파른 경사를 넘지 못하고 그린 위로 올리지 못했다. 안정적으로 띄우는 샷을 노리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결국 3타 만에 그린에 올려 2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했다.

그 사이 5번홀(파5)과 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커에게 공동 선두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장수연은 9번홀(파4)에서 곧바로 버디를 잡으며 다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후반 들어 커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장수연이 밀렸다. 커는 11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다시 공동 선두에 올랐고, 13~15번홀 3연속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로 역전에 성공했다. 반면 장수연은 13번홀(파5) 버디 이후 14번홀(파5)에서 다시 퍼트 실수로 보기를 범해 우승과 멀어졌다.

이날 장수연은 티샷에서 4차례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했고, 그린을 8번이나 놓친 아이언샷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심리적으로 흔들린 탓이 컸다. 하지만 장수연은 이 대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10번홀(파4)에서 티샷이 페어웨이 워터해저드에 빠졌지만 그대로 두 번째 샷으로 빼내 파 세이브를 기록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장수연은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미국 진출 가능성을 재확인한 대회였다. 장수연은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등 2승을 챙기며 상금랭킹 3위를 차지했다. 미국 진출을 서두르지 않고 국내 무대에서 내공을 쌓는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 베테랑 커와 함께 동반 경쟁을 벌이며 배운 소득도 크다.

이날 나란히 준우승을 거둔 ‘단짝’ 전인지와 함께 미국 무대를 호령할 날도 머지않았다. 장수연과 전인지는 보성 득량중과 함평 골프고를 함께 다닌 친구 사이. 2013년 전인지의 한국여자오픈 우승 당시 최종일 전인지의 캐디를 장수연이 맡았을 정도로 가깝다. 큰 경험을 한 장수연에게 이제 필요한 건 대담한 배포와 뒷심이다.

한편 세계랭킹 2위 유소연(27)은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단독 6위를 기록했다. 리디아 고가 5위 이하의 성적을 내고 유소연이 우승을 차지했다면 세계랭킹 1위 자리가 뒤바뀔 수 있었다. 하지만 꾸준한 성적으로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유소연의 상승세에 리디아 고와 아리야 쭈타누깐(태국)도 긴장하고 있다. 쭈타누깐은 유소연에 1타 뒤진 공동 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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