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노캐디 활성화, 골프 대중화의 지름길

2017-04-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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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범 한국골프소비자모임 이사장.]


캐디피가 인상되면서 노캐디 골프(셀프 플레이)에 대한 골퍼들의 수요가 증가세다. 노캐디제의 확산은 골프가 대중스포츠로 정착하는 지름길이다.

그동안 국내 골퍼들은 골프장의 캐디 및 카트동반의무제를 당연시해왔지만, 캐디피가 팀당 12만원으로 인상되면서 노캐디 골프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인가를 받은 (사)한국골프소비자모임이 네이버 밴드(BAND)를 개설해 회원들을 대상으로 노캐디 골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밴드 개설 1개월여 만에 회원 1600명을 돌파했다는 것은 그만큼 노캐디 골프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국내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를 보면, 팀당 캐디피를 12만원 이상을 받고 있는 골프장(18홀 이상)이 5년 전인 2012년 15개소로 5.1%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353개소 중 347개소인 98.3%에 달했다. 반면 팀당 캐디피를 11만원 이하를 받는 곳이 6개소에 불과하다. 팀당 캐디피는 5년 전에 비해 회원제가 16.9%, 대중제가 20.6%씩 올랐다.

이에 따라 골퍼들이 지출하는 캐디피 지출액이 지난해 연간 1조원으로 5년 전보다 57.5%나 급증했으며, 골퍼 1인당 연간 24만3000원을 캐디피로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는 버디피 등의 오퍼피를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캐디피가 주중 이용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회원제는 13.9%, 대중제가 17.6%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캐디 없이 노캐디로 플레이를 하게 되면, 국내 골퍼들의 골프장 이용횟수가 8.4회(2014년)에서 1회 정도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노캐디로 플레이하면, 골퍼들은 건강 증진은 물론이고 이용료 부담이 줄어들면서 골프장 이용횟수가 늘어나고 골프인구를 확대시킬 수 있다. 또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골프장들도 캐디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부족한 캐디난을 덜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일부 고위층 인사들의 잇따른 캐디 성추행 등으로 추락한 골프에 대한 국민들의 이미지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최근 2년 사이 변화의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노캐디나 캐디선택제를 도입한 골프장이 2년 전 51개소에서 17곳이 늘어난 68개소로 집계됐다. 그중 대중 골프장이 56개소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회원제는 회원의 평일 라운드에 한해 11개소가 도입하고 있다. 522개소로 추산되는 국내 골프장의 11%가 캐디 없이 라운드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노캐디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한 골프장은 대중 골프장 36개소이고 캐디선택제를 도입하고 있는 골프장은 29개소(대중제 18, 회원제 11개소), 은퇴 알바를 쓰는 마샬캐디 도입 골프장은 3개소다.

이제는 골퍼들도 변해야 한다. 대부분의 국내 골퍼들은 캐디동반에 익숙해져 있다. 캐디가 골프채를 뽑아주고 남은 거리를 불러주고 그린에서 공을 닦아주고 라이를 봐주는 대로 치고 승용전동카트를 타고 다닌다. 이렇게 치는 골프가 과연 대중스포츠라고 할 수 있을까. 골퍼들은 노캐디야말로 진정한 골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골프가 대중스포츠로 발전하는데 동참해야 할 것이다.

골프장 역시 캐디동반의무제만 고집할 필요 없이 고객만족 경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새벽·일몰시간대, 평일 비수기 때 노캐디제를 도입하면, 이용객수와 매출 증가를 노릴 수 있다. 골프장들이 캐디동반의무제를 시행하는 주된 이유는 회전율을 높여 더 많은 이용객수와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골프장 공급과잉시대에서는 노캐디제를 도입하는 것이 고객만족이나 경영수지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접대문화의 하나로 국내에 도입된 골프가 대중스포츠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노캐디제가 확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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