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를 놓고 미국의 대북 독자 군사행동 가능성 시사와 중국의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 정면으로 부딪치는 상황에서 중국은 이날 우 특별대표를 서울로 파견했다.
4개월 만에 열린 이번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는 '4월 북한 폭격설'이 확산되는 가운데 열리는 것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관심도가 높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미국의 '4월 북한 폭격설'은 최근 미 항공모함 전단이 애초 계획을 파기하고 한국행을 전격 결정한 게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때마침 지난 주말 미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북한 핵문제 해법 도출에 실패해 한반도 정세에 대한 불확실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상황 판단'을 마친 중국의 행보가 이제는 구체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과 시리아 공습, 최근 미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의 한반도 이동 등을 통해 미국이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이 나선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전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우리 측에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본부장과 우 대표는 북한이 김일성 생일(15일), 최고인민회의(11일) 등 주요 일정을 계기로 핵실험과 같은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 도발 시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중국의 해법은 큰 틀에서 보면 기존과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 제안을 바탕으로 그 안에서 관련국들의 대북 제재와 논의를 수렴하려는 것이다.
이 제안은 지난달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밝힌 것으로,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은 이 논리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제재론에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우 특별대표의 한국 방문에 천하이(陳海)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이 동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드를 둘러싼 입장을 강력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 부국장은 중국 외교부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 대응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우 특별대표는 나흘 정도 한국에 체류하면서 대통령 선거 각 후보 캠프 관계자들과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우 대표는 자국의 대북 기조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고, 사드 반대 입장도 거듭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의 대선 유력 주자와 더불어 정치인, 기업인, 민간 단체까지 두루 섭렵해 국내 여론과 대선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이 한국의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사드 배치를 취소시키기 위한 여론전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미국은 오는 16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한국으로 보내 미·중 정상회담 후속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