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차이나 박은주 기자 =최근 한국을 찾은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방한 기간 동안 대선주자들과 정치권 주요 인사들을 만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설득작업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없이 귀국길에 올랐다.
우 대표는 지난 10일 방한 직후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대선후보 진영을 두루 돌며 사드 관련 자국 입장을 설파했다.
그 외에 정계 인사들로는 해외 출장 중인 정세균 국회의장을 대신한 심재철 국회 부의장,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도 만남을 갖고 대화를 나눴다. 특히 이 여사와의 만남에는 김대중 정부 시절 주한 중국대사관 외교특사를 하며 이 여사와 친분을 쌓았던 우 대표가 이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대표는 북한 핵·미사일과 관련해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대북 제재 강화, 대화 병행 등 중국의 기존 입장을 주장했다. 지난 6∼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 당시의 중국의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사드 찬성 입장을 고수하는 여권 인사들과 우 대표는 설전을 펼치기도 했다. 일부 대선주자는 중국의 경제 보복을 강하게 비판해 우 대표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유승민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도 중국의 사드 반발에 대해 "안보주권과 국방주권의 침해"라는 비판을 들었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를 만나서는 "사드 배치 반대 당론의 변경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달갑잖은 소식을 접해야 했다. 송영길 의원 역시 "경제 보복 중단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냈다.
심상정 후보는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계속 피력해왔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사드 배치 재검토가 국회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사드 배치 반대의 편에 섰지만 "친구인 한국에게 경제 보복을 하는 것은 매우 성급했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홍준표 후보는 강력하게 사드 배치 찬성 입장을 드러내며 중국의 경제 보복을 비난했다. 홍 후보는 "한·중관계도 중요하나 한·미관계는 생사의 문제"라며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를 존중해 압록강을 지나는 대북 송유관을 차단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분주하게 4박 5일 간의 방한 일정을 마친 우 대표는 14일 오후 베이징(北京)으로 돌아갔다. 우 대표가 한국에 있는 시점부터 평양을 방문할거라는 추측이 잇달아 터져 나오며 우 대표의 방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 대표의 방북설에 대해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중은 우호적인 이웃으로 쌍방은 우호적인 왕래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고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