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광화문 대통령 되겠다"는 文…'비문 포용' 과제부터 실패

2017-04-1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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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갈등을 수습하고자 '원팀(0ne Team)'을 강조하고 나섰다. '안철수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친 상황에서 선대위 인선 문제까지 불거지자 문 후보가 뒤늦게 직접 집안 단속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문 후보가 박영선·변재일 의원을 비롯해 비문(비문재인) 인사를 포용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내홍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하면서 그의 리더십과 소통 능력이 또다시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주권 선대위 상견례 겸 첫 회의에서 추미애 당대표 겸 국민주권 상임 선대위원장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문 후보는 1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첫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최근 선대위 구성과 관련된 당내 갈등은 정권 교체를 염원하는 국민 앞에 송구하고 면목없는 일"이라며 "오늘 이후 용광로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가 있다면 그 누구라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인 추미애 대표의 '마이웨이'식 행보로 내홍이 불거진 최근 사태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가 직접 나서서 치우겠다"며 다소 강경한 발언도 쏟아냈다.

문 후보는 거듭 당내 통합을 강조하며 비문 끌어안기에 나섰다. 그는 "함께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과 저는 한 몸"이라며 "이제부터 모든 일은 안 지사, 이 시장, 최 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용광로 선대위' 인선에서부터 공약까지 안 지사의 '포용', 이 시장의 '억강부약', 최 시장의 '분권' 키워드를 대폭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화합과 포용을 내건 문 후보가 경쟁 캠프 좌장이었던 박영선·변재일 의원과의 앙금을 풀지 못하고 오히려 불신을 자초하면서 '용광로 선대위'의 의미는 이미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후보 측은 박 의원에게 사전에 의사도 묻지 않고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을 발표했고, 나중에 문제가 되자 문 후보가 뒤늦게 지난 8일 박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설득에 나섰다고 한다.

박 의원은 문 후보와 긴 시간 통화하면서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이후엔 송영길 총괄본부장이 문자로 '당을 지켜달라'는 메시지만 남겼을 뿐 진척이 없었다고 한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문 후보와 통화하면서 생각해 보겠다는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했다. 변 의원은 선대위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지만 박 의원은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통합 선대위를 표방하면서 사전 양해를 구하는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자리 나누기와 보여주기식 화합에 골몰하면서 비문 진영 인사들과의 소통과 화합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문재인 캠프'가 포용과 화합이 아닌 일방적 통보로 일관할 경우 이 같은 문제는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

비문 이상민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도 보수 외연 확장, 경선 과정 앙금 털어내기, 소위 국민선대위, 생맥주 회동 등은 너무 한가해 보인다. 최근 선대위 구성 논란이나 당 무기력증은 개탄스럽기까지 하다"며 "선대위를 포함해 당 리더십의 전면 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문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협력과 화합의 그림을 연출했다. 문 후보는 박 시장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만난 뒤 광화문 광장을 함께 둘러보며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단체협의회 강연회에 나서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약속어음제도와 연대보증제 폐지 등 중소기업 공약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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