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조사위, 세월호 절단 반대 의견 정부에 전달

2017-03-3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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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3일까지 정부 답변 받아 5일까지 미수습자 가족에 방안 전달

[사진제공 = 해양수산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선체를 절단해 미수습자를 수습하는 방식에 반대한다는 공식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또 선체 수색에 앞서 산업용 내시경을 투입해 내부 상황을 먼저 살펴보고 유해 유실방지 대책부터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은 31일 오후 목포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체조사위는 세월호 선체 절단에 반대한다"며 이런 내용을 포함한 미수습자 수습방안 관련 문서를 해양수산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선체조사위는 해수부에 4월 3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으며, 이렇게 확정한 수습방안을 4월 5일까지 미수습자 가족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해수부가 최적의 방식으로 선택한 미수습자 수색 방법은 세월호 선수와 선미의 객실 부분만 절단한 뒤 크레인으로 똑바로 세워 부두에 내려놓는 '객실 직립방식'이다.

세월호 유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런 방식의 수색이 각종 의혹을 규명할 증거를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을 모두 만난 결과, 객실 직립방식을 반대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며 "또 미수습자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놓고 진상 규명을 한다는 데도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체 절단이 해수부와 코리아쌀베지 간 계약상 명시돼 있어 변경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해수부와 코리아쌀베지, 선체조사위가 3자 간 대화를 갖고 차근차근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정부에 전달한 수습방안 관련 문서에 5가지 요구사항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우선, 선체 내부 펄 속에 유해가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펄에서 유해 발굴작업을 할 경우 전쟁터에서 군인의 유해를 찾듯이 신중하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림막 등 철저한 유해 유실방지 대책을 마련한 뒤 상하이샐비지로부터 선체를 인계받을 것을 요구했다.

미수습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집중 수색하되, 작업자의 안전에 지장이 없도록 산업용 내시경을 넣어 선체 내부 상황을 먼저 살피면서 진입로를 개척한 뒤 작업자를 출입시켜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선체조사위는 사고 진상규명을 위해 조타실, 타기실, 기계실, 화물칸 등이 매우 중요한 만큼 형상변경을 절대 해서는 안 되며, 평형수 역시 중요한 진상 규명 요소이므로 함부로 처리하지 말라고 명시했다.

선체조사위의 입장은 이렇지만, 설치 근거인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선체조사법)'은 선체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에 관해서 선체조사위에 '지도·점검' 권한만 부여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법적으로는 해수부가 미수습자 수색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선체조사위는 감시만 할 수 있다. 이 같은 권한 문제에 대해 김 위원장은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해결책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색 방식과 관련해 해수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절단을 미리 상정한 수색계획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큰 취지에서는 같은 생각"이라며 "합리적 수준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면 코리아쌀베지와 계약한 객실 직립방식을 변경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선체조사위의 구체적인 제안에 대해서는 "효율적인 수색과 조속한 수습은 선체조사위와 해수부가 공동으로 지향하는 가치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수색 방안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협력하겠다"고만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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