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문화재단은 한국 사회에 윤리 도덕이 어떤 가치와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진행한 문화과학 강연 프로젝트가 지난 11일을 끝을 맺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윤리의 눈으로 한국 사회를 전반적으로 훑으며 강연마다 시대의 문제를 짚고 의미 있는 화두를 던져왔다. ‘최순실 게이트’, ‘탄핵 정국’ 등 복잡한 사회 현실 속에서 윤리적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한국 사회도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볼 또 다른 거울이 된 기회가 됐다.
네이버문화재단은 '열린연단:문화의 안과 밖'의 지난 50회차 윤리 강연 원고와 강연 및 토론회 영상 7900여 분의 내용에서 총 4만6000여 개의 키워드를 뽑아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 강연·토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학자는 비판철학을 통해 서양 근대 철학을 종합한 독일 철학자 칸트였다. 서양의 칸트에 맞서는 동양의 공자가 2위에 올랐다. 3위는 서양의 고대 사상가 플라톤으로 나타났고 4위는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 독일 관념론 철학을 완성한 헤겔이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강연마다 빈번히 나올 수 밖에 없는 ‘윤리’라는 단어를 제하고는 강연 주제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존재’가 1만 회를 넘어 압도적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2위부터 5위. ‘권력’, ‘욕망’, ‘정의’, ‘도덕’이 나란히 차지했다. 위기의 민주주의와 소비 자본주의 사회 속 불평등이 자연스러워진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큰 고민이 드러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윤리 강연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50대 남성에서 가장 높았다. 50대 남성 이용자는 PC(18.2%)와 모바일(21.2%)에서 가장 많은 이용을 했다. 그동안 강연장을 꾸준히 찾은 한 50대 청중은 “그동안 윤리 하면 논리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배워온 터라 우리 사회에 윤리적 공백이 많았었는데 윤리라는 대주제로 묶어 한 번쯤 사유할 수 있는 문제의식을 배우는 계기가 되어 한 강연도 빼놓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644만 페이지뷰(PV)와 강연 영상 45만 회 재생 수를 기록, 2014년부터 시작된 강연 영상 전체 재생 수로는 228만 회를 돌파했다.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매년 다른 주제의 강연 시리즈를 통해 우리나라 학문의 세계가 전에 비할 수 없이 넓어지고 깊어졌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지금 우리는 도덕과 윤리가 황폐해진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이번 윤리 강연을 통해 인간의 윤리적 삶의 복구도 멀지 않아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승환 네이버문화재단 이사장은 “이번 윤리 강연은 혼란스러운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 사회 전반적인 윤리 문제를 짚어 보자는 취지로 진행했다”면서 “석학들의 수준 높은 강연을 온·오프라인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후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