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많은 대중들에게 이름보다는 얼굴이 더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6년 KBS 드라마스페셜 ‘전설의 셔틀’로 본격적으로 정극을 시작한 뒤 올해로 꼬박 2년차에 접어든 배우 한재석 이야기다. 한재석은 지난 2년 동안 쉼없이 달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두 편의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더욱 익숙하게 다가가고 있다.
‘신인’이라고 붙이기에는 어딘가 어색하고 낯선 배우 한재석을 지난 14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에서 장세종 역을 맡은 그를, 여전히 진행 중인 MBC 아침 일일드라마 ‘언제나 봄날’에서 주인태 역을 맡은 그와 최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한 번에 두 작품을 소화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겪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한재석은 그 길고 힘든 싸움에서 이겨낸 몇 안 되는 배우 중에 하나일 것이다. 먼저 ‘내성적인 보스’ 종영 소감을 들어봤다.
“종방연을 할 때까지는 공허함을 못 느꼈어요. 그런데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하니까 굉장히 공허하더라고요. 벌서부터 ‘내성적인 보스’ 식구들이 보고 싶은 것 같아요.(웃음) 짧은 시간이었지만 출연진들끼리 굉장히 끈끈했고 많이 친해졌죠. 성향이 맞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연기 할 때 믿고 애드립 연기를 하기도 했죠. 사실 시청률이 안 나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려운 시기 속에 저희 드라마가 잘 해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웃음)”
그가 언급했던 것처럼 ‘내성적인 보스’는 사실 보여지는 시청률 면에서는 썩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독특한 소재와 출연진들의 신선한 조합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연기력 논란 등이 불거지며 대본이 수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큰 반등은 하지 못하고 아쉽게 종영하게 됐다.
시청률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도 한재석은 “이런 시국에서 약 3% 정도의 시청률이면 잘 나온 것 같아요”라며 긍정적으로 웃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언제나 봄날’도 사회적으로 큰 이슈들이 일어난 다음에는 시청률이 안 나왔어요. 그런데 그 일들이 어느 정도 종결이 되니까 갑자기 급상승 하더라고요. (웃음) 그런 여파가 드라마에도 미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국민들의 관심사가 드라마보다는 뉴스였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보면 저희 드라마 선방 한 것 아닌가요? (웃음)”
한재석은 ‘내성적인 보스’에서 부모님 인맥으로 입사하게 된 열정제로 신입사원 장세종 역을 맡으며,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재치있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유쾌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과 반대로 두 작품을 동시에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힘든 점이 꽤 많았던 그다. 그러나 어떤 작품도 소홀하지 않았다.
“두 작품을 동시에 하다 보니 대사 NG가 있다면 한 쪽에 치중했다거나, 소홀하다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대사를 달달 외웠죠. 특히 ‘내성적인 보스’에서 말레이시아 로케이션 촬영하는 날이 있었는데 ‘언제나 봄날’ 촬영 스케줄과 겹치다보니 늘 아슬아슬 했어요. 너무 신경을 써서 장이 꼬인 것처럼 배가 아프기도 했죠.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 것 좋게 생각하자고 했죠. 그러다보니 말레이시아에서 찍었던 장면들이 가장 기억에 남고, 또 극중 로운(박혜수 분)이에게 처음으로 진지하게 대사 한 부분이 있는데 아무래도 스탭 분들이 그때 저를 새롭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아무리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하지만 한 작품을 소화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미니시리즈와 일일드라마를 동시에 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 힘든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사실 ‘언제나 봄날’ 오디션을 먼저 봤었어요. ‘언제나 봄날’ 감독님께서 제게 박서준 선배님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 난다고 하셨어요.(웃음) 저와 서준 선배님이 같은 학교를 다녔었는데, 그때도 선배님이 엄청 멋졌거든요. 정말 멋진 선배라 생각했고요. 아무튼 감독님께서 제게 ‘서준이를 보는 것 같다’고 하시면서 서준 선배님께서 하셨던 연기를 준비해보라고 하셨죠. 그렇게 2차 오디션을 봤고, 어느 날 대본 리딩으로 바로 오라고 하셨죠. 그렇게 ‘언제나 봄날’에 먼저 합류하게 됐어요. 주인태 역할이 제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던 모양이에요.(웃음) ‘언제나 봄날’의 첫 대본 리딩에 갔다 올 때 쯤 ‘내성적인 보스’의 오디션을 보게 됐고, 마침맞게 ‘내보스’에서도 준비하라고 하셨죠. 둘 다 얼떨결에 오디션을 보고 합격하게 됐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스케줄의 문제보다 대사량이 많아서 어려웠어요. 특히 일일드라마에서는 애드리브 연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보니 ‘내보스’와는 또 다르게 ‘언제나 봄날’은 제게 윤활제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연기를 최대한 자유롭게 하고 있는 작품이니까요.(웃음)”
※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