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차이나 김동욱 기자 = 차기 정부에서는 북한의 급속한 핵능력 고도화를 억제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의 제재 일변도 정책을 넘어 협상 병행을 모색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또 위안부 문제를 여성인권 등의 차원으로 격상, 승화하는 사업에 앞장서 일본 정부의 행태를 비판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대북 제재·협상 병행 필요…강력한 대북 억지력도 구축
이달 16일 경기도 성남시 세종연구소에서 열린 '제33차 세종국가전략포럼'에서는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 - 외교·안보·통일' 을 주제로 각계 전문가들의 이같은 의견들이 개진됐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배포한 발제문에서 "압박과 제재에 방점을 둔 대북정책은 이제까지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억지하지 못했다"며 협상 병행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연구위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의 구속력 부족, 대북제재에 대한 중국의 한계 설정 등 제재의 '장애요인'을 언급하며 "이를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협상을 배제하고 제재에 집중하는 대북 정책을 펼 경우 북한의 핵 실전 능력 확보는 저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라도 정부는 (중략) 제재 일변도 기조로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탄력적인 제재를 가하는 동시에 보다 능동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안보리 제재 시행과 동시에 6자 또는 4자(남북미중) 회담 개최를 북한에 제시해 조속히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며 "1차 목표로 북핵 정지 및 동결을 얻어내고 2단계 회담에서 최종적인 북핵 포기를 얻어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핵을 개발하는 북한의 다목적 동기를 감안한 '일정 대가'를 지불할 의향을 가져야 비로소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발제문에서 차기 정부 대북정책의 우선적 목표를 '한반도 비핵화'에서 '북핵 위협 관리'로 이동시켜야 한다며 "제재와 협상을 병행하는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핵 동결을 하면,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한미가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잠정 중단하며 한국은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방안을 가지고 남북한·미·중의 4자회담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협상 모색과 함께 한층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구축할 필요성도 지적했다.
정 실장은 위와 같은 방안을 북한이 거부할 경우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독자적 핵 억제력을 보유하는 방안을 가지고 미국과 중국 등을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해 '북한의 핵 공격 시 미국이 핵무기로 평양을 자동적이고 즉응적으로 공격할 것'이라는 확장억제력 보장 약속을 담은 한미동맹 보강 조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북제재 미온적 중국 뺀 '남북미 3자협의체' 필요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한 제3국 기업에 대한 제재) 등 강력한 대북 제재에도 중국의 대북제재 불이행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를위해 차기 정부에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이어질 경우 새로운 대화 전략으로 '남북미 3자협의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세종국가전략포럼에 앞서 배포된 '차기 정부의 대미 정책' 발표문에서 "북핵 폐기를 위해 북미 대화는 매우 중요하며 쉽게 이뤄지지 않는 북미 대화를 중재하는 역할을 중국이 아닌 한국이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북미 관계 강화로 인한 북중 관계 단절은 중국에게 매우 충격적인 것이며, 중국의 한반도 이익에 대한 영향력 상실을 의미한다"면서 "국제사회가 중국을 움직이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하나의 중요한 해법으로 고려할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대화 전략은 결국 북중 관계를 단절하는 것에 중점이 놓여져야 한다"며 "이(3차협의체)를 통해 북미간 협상 이슈를 확대하고 북한이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의 존재, 한미동맹의 존재는 중국이라는 강대국을 견제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며 "비용문제로 인해 한미동맹이 느슨해지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여부에 대해서는 "미국으로서는 아시아 개입 및 리더십을 위해 한미연합군 체제 하에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이 행사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미국이 먼저 전작권 이양을 요구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은 '차기 정부 대중정책' 발표문에서 "미국과 중국이 기싸움을 넘어 전면적 군사 대립으로 나아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경쟁과 견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의 전략적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한반도에 대한 미·중간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조정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포함 전략적 이슈에 대해 미·중이 먼저 협의토록 하면서 갈등을 줄이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위안부, 차기정부 최우선 대일과제…여성인권으로 격상해야"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차기 정부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후속조치를 급선무로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이면우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도 같은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위안부 합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재합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최근 한일 간 가장 부각된 쟁점이지만 아직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전망했다.
그는 2015년 12월 28일 도출된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책임의 통감'을 언급했고 일본 예산으로 피해 할머니들을 돕기 위한 재단이 설립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법적인 책임'을 언급하지 않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요구를 돈으로 해결하게 한 저속한 합의라는 비판도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이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할머니들이 명예를 회복하고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사과 여부로 명예와 상처를 논하는 시점은 지났다"며 "위안부 문제를 여성인권 등의 차원으로 격상, 승화하는 사업에 앞장서는 것이 하나의 아이디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에 나선 정재정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일 관계에서 역사가 전부가 아니다"라며 "과거에는 한국이 역사와 정치·안보·경제를 연계했지만, 아베 정부 후반에 들어서는 일본이 그런 행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 문제는 정부가 안보 차원에서 논의하는 대신 한일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3·1 운동 100주년인 2019년 3월 1일을 앞두고 공동 작업을 해 역사 화해의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통상부 장관을 역임한 송민순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사회자 자격으로 "위안부와 관련해 두 나라 사이에 합의돼 있는데 바꾸자고 요청하면 우리 위상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송 총장은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국 국회에 사죄 서한을 전달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해 "털끝만큼도 없다"고 발언하고,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현직 방위상으로는 최초로 A급 전범들이 합사해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은 점을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 측에 '너희가 그런 행태를 보이니 우리가 합의된 내용을 이행하기 힘들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국이 칼자루를 쥘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위안부 문제를 여성인권 등의 차원으로 격상, 승화하는 사업에 앞장서 일본 정부의 행태를 비판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대북 제재·협상 병행 필요…강력한 대북 억지력도 구축
이달 16일 경기도 성남시 세종연구소에서 열린 '제33차 세종국가전략포럼'에서는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 - 외교·안보·통일' 을 주제로 각계 전문가들의 이같은 의견들이 개진됐다.
홍 연구위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의 구속력 부족, 대북제재에 대한 중국의 한계 설정 등 제재의 '장애요인'을 언급하며 "이를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협상을 배제하고 제재에 집중하는 대북 정책을 펼 경우 북한의 핵 실전 능력 확보는 저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라도 정부는 (중략) 제재 일변도 기조로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탄력적인 제재를 가하는 동시에 보다 능동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안보리 제재 시행과 동시에 6자 또는 4자(남북미중) 회담 개최를 북한에 제시해 조속히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며 "1차 목표로 북핵 정지 및 동결을 얻어내고 2단계 회담에서 최종적인 북핵 포기를 얻어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핵을 개발하는 북한의 다목적 동기를 감안한 '일정 대가'를 지불할 의향을 가져야 비로소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발제문에서 차기 정부 대북정책의 우선적 목표를 '한반도 비핵화'에서 '북핵 위협 관리'로 이동시켜야 한다며 "제재와 협상을 병행하는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핵 동결을 하면,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한미가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잠정 중단하며 한국은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방안을 가지고 남북한·미·중의 4자회담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협상 모색과 함께 한층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구축할 필요성도 지적했다.
정 실장은 위와 같은 방안을 북한이 거부할 경우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독자적 핵 억제력을 보유하는 방안을 가지고 미국과 중국 등을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해 '북한의 핵 공격 시 미국이 핵무기로 평양을 자동적이고 즉응적으로 공격할 것'이라는 확장억제력 보장 약속을 담은 한미동맹 보강 조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북제재 미온적 중국 뺀 '남북미 3자협의체' 필요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한 제3국 기업에 대한 제재) 등 강력한 대북 제재에도 중국의 대북제재 불이행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를위해 차기 정부에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이어질 경우 새로운 대화 전략으로 '남북미 3자협의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세종국가전략포럼에 앞서 배포된 '차기 정부의 대미 정책' 발표문에서 "북핵 폐기를 위해 북미 대화는 매우 중요하며 쉽게 이뤄지지 않는 북미 대화를 중재하는 역할을 중국이 아닌 한국이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북미 관계 강화로 인한 북중 관계 단절은 중국에게 매우 충격적인 것이며, 중국의 한반도 이익에 대한 영향력 상실을 의미한다"면서 "국제사회가 중국을 움직이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하나의 중요한 해법으로 고려할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대화 전략은 결국 북중 관계를 단절하는 것에 중점이 놓여져야 한다"며 "이(3차협의체)를 통해 북미간 협상 이슈를 확대하고 북한이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의 존재, 한미동맹의 존재는 중국이라는 강대국을 견제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며 "비용문제로 인해 한미동맹이 느슨해지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여부에 대해서는 "미국으로서는 아시아 개입 및 리더십을 위해 한미연합군 체제 하에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이 행사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미국이 먼저 전작권 이양을 요구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은 '차기 정부 대중정책' 발표문에서 "미국과 중국이 기싸움을 넘어 전면적 군사 대립으로 나아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경쟁과 견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의 전략적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한반도에 대한 미·중간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조정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포함 전략적 이슈에 대해 미·중이 먼저 협의토록 하면서 갈등을 줄이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위안부, 차기정부 최우선 대일과제…여성인권으로 격상해야"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차기 정부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후속조치를 급선무로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이면우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도 같은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위안부 합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재합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최근 한일 간 가장 부각된 쟁점이지만 아직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전망했다.
그는 2015년 12월 28일 도출된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책임의 통감'을 언급했고 일본 예산으로 피해 할머니들을 돕기 위한 재단이 설립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법적인 책임'을 언급하지 않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요구를 돈으로 해결하게 한 저속한 합의라는 비판도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이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할머니들이 명예를 회복하고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사과 여부로 명예와 상처를 논하는 시점은 지났다"며 "위안부 문제를 여성인권 등의 차원으로 격상, 승화하는 사업에 앞장서는 것이 하나의 아이디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에 나선 정재정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일 관계에서 역사가 전부가 아니다"라며 "과거에는 한국이 역사와 정치·안보·경제를 연계했지만, 아베 정부 후반에 들어서는 일본이 그런 행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 문제는 정부가 안보 차원에서 논의하는 대신 한일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3·1 운동 100주년인 2019년 3월 1일을 앞두고 공동 작업을 해 역사 화해의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통상부 장관을 역임한 송민순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사회자 자격으로 "위안부와 관련해 두 나라 사이에 합의돼 있는데 바꾸자고 요청하면 우리 위상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송 총장은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국 국회에 사죄 서한을 전달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해 "털끝만큼도 없다"고 발언하고,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현직 방위상으로는 최초로 A급 전범들이 합사해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은 점을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 측에 '너희가 그런 행태를 보이니 우리가 합의된 내용을 이행하기 힘들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국이 칼자루를 쥘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