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궈(贾庆国·61)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이 최근 한·중 간 불거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관련해 "대외관계에서 경제제재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중국은 제재를 하려면 제재원칙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자칭궈 원장은 "중국 경제의 대외 상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경제제재는 중국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상대방 경제에 대한 피해 뿐만 아니라 자신(중국)의 경제에도 큰 피해를 가져온다"고 분석하며 주의를 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 원장은 또 "경제제재는 다른 나라의 협력이 없는 상황에서는 예견되는 효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며 "단기적으로는 두 나라에 손해를 끼치고 장기적으로는 제재대상의 경제무역관계가 제3국으로 바뀌어나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해당 나라에 '어부지리(鹬蚌相争渔翁得利)'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 원장은 네번째로 경제제재로 인한 '회복비용'을 우려했다.
자 원장은 "중국과 관련 국가의 국민 정서의 대립이 쉽게 야기됨에 따라, 일단 대립 정서가 형성되면 회복하기 쉽지 않다"며 경제제재로 파국을 맞은 양국 관계가 향후 회복을 하는데 상당한 회복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임을 지적했다.
자 원장은 또 최근 한국의 탄핵정국에서 일었던 촛불집회와 중국에서 일고 있는 사드 반발 집단 시위를 의식한 듯, 민족주의 정서의 폭발성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제재 추진은 민족주의 정서를 쉽게 촉발할 수 있다"며 "민족주의는 양날의 칼과 같아서 잘 다루지 않으면 통제하기 어려우며 적대 세력에게 여지를 제공해줄 수 있어 중국 정치 안정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 원장은 마지막으로 "경제제재는 제재 대상을 제3국으로 확대시킬 수 있어 외교 전략적으로 중국에게 불리하다"며 "결론적으로 경제제재의 효과는 제한적이며 리스크(비용)도 매우 높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국가간 발생하는 문제는 문제의 성질과 위협의 정도에 따라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 원장은 "경제문제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경제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고 군사적인 문제는 군사적인 방법으로, 정치적 문제는 가장 정치적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며 "상대국이 중국을 위협하는 정도에 따라 중국이 대응하는 힘(力度)과 폭(广度)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한반도에 배치되는 사드기지의 중국 대응책으로 △중국의 군사 배치를 조정하거나, 기술적으로는 '사드' 레이더 통제 시스템에 대응해 △ 중국의 실시간 감시력 증강 등을 들었다.
자 원장은 "다만, 사드 문제가 한국에 대한 경제적, 문화, 민간교류로 확대 되서는 안된다"며 "경제제재의 사용 문제에 있어서 반드시 원칙에 따라 엄격한 조건을 설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의 국정에 근거해 제재원칙을 정립하고 핵심이익(중국의 생사존망의 이익)에 저촉되는지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국제법과 국제조약, 국제 도의(国际道义) 차원에서 거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확정된 제재 원칙에 근거해 경제제재에 필요한 기본 조건을 명확이 사용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자칭궈는 현재 전국정협 상무위원, 외사위원회 위원, 민맹(民盟) 중앙상무위원, 차얼학회(察哈尔学会) 국제자문위원회 위원,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원 원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