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에 괴로운’ 롯데, 10조원대 손실 우려

2017-03-0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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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새 롯데마트 3곳 영업정지…여행 금지 조치로 국내 롯데면세점 등 직격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를 향한 중국 측의 보복이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 이틀새 중국의 롯데마트 3곳이 소방법 위반 등의 이유로 영업정지로 매장 문을 닫게 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중국 측의 계속된 보복에도 롯데는 추가 보복을 우려해 항변 한번 못한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현지 롯데마트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를 향한 중국 측의 보복이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 이틀새 중국의 롯데마트 3곳이 소방법 위반 등의 이유로 영업정지로 매장 문을 닫게 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중국 측의 계속된 보복에도 롯데는 추가 보복을 우려해 항변 한번 못한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

5일 중국 소식통과 롯데 측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항저우 롯데마트 샤오산점은 전날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영업 중단에 들어갔다. 항저우시 공안소방당국이 소방점검을 벌인 결과 소방시설이 부적합하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와 둥강시에 소재했던 롯데마트 두 곳 역시 비슷한 이유로 영업이 잠정중단 됐다.
실제 중국 당국은 지난 1일부터 중국 전역에서 롯데에 대한 위생·안전 점검 6건, 소방 점검 4건, 시설 조사 7건 등 연일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번 롯데마트 3곳 뿐만 아니라 향후 롯데 관련 유통사들에 벌금처분이나 영업정지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롯데는 현재 중국 내 약 120개 점포(백화점 5개, 마트 99개, 슈퍼 16개)의 유통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롯데의 한 유통 매장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옥상 네온사인 간판과 입구 앞 광고를 철거하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일부 식품사는 중국 내 온라인쇼핑몰 재입점 심사에서 예상하지 못한 '탈락' 통보를 받았고, 중국의 거대 온라인 쇼핑사이트 ‘징둥(京東)닷컴’은 지난 1일 롯데마트관을 아예 폐쇄했다.

롯데는 중국에서 유통을 비롯해 제과·화학·관광 등 한 해 약 3조2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계속되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사업이 올스톱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롯데가 3조원을 들여 추진 중인 ‘선양 롯데타운’ 사업 중 ‘롯데월드 선양’의 공사가 지난해 말 중단된 것도 중국 측 보복의 전초전이란 시각이 많았다. 중국에서만 6조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특히 롯데의 실질적인 피해는 대 중국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으로 확산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롯데면세점 홈페이지는 중국발 디도스(DDoS) 해킹 공격으로 3시간 동안 마비돼 5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향후 이런 공격이 계속될 경우 수십억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중국 국가여유국이 여행사를 통한 한국행 에약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롯데의 피해는 국내로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시내면세점과 공항 면세점을 더한 전체 매출의 70%를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이 약 6조원인 만큼 70%인 4조2000억원이 중국인 주머니에서 나왔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전체 거래액 15조원 가운데 2.5%인 3750억원 정도가 중국인 관광객이 지출했다. 중국 현지와 한국을 합쳐, 롯데의 사드 보복에 따른 피해규모는 10조원을 능가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롯데는 추가 보복을 우려해 공식적인 대응도 못한채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로선 롯데가 자발적으로 부지 제공을 나선 게 아니라는 여론을 만드는 데 힘쓸 뿐”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롯데 국익을 위해 부지 제공에 협조했음에도, 우리 정부가 사실상 대응책 마련이 전무하다는 점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소익을 위해 사실상 기업이 희생했는데, 정부의 보복에 정부는 두 놓고 있으니, 앞으로 어느 기업이 국가 안보 사안에 협조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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