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내각 혼란, 러시아 유착 의혹에 대해 항변하고 언론에 불만을 쏟아냈다. 또한 내주 안에 새로운 반이민 행정명령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16일 오전 갑자기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취임 한 달을 앞두고 측근들의 러시아 내통 의혹 및 백악관과 정부기관과의 갈등, 내각 인사 논란이 번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이슈를 종횡무진하며 장광설을 펼쳤다.
그는 지난 13일 낙마한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회의(NSC)보좌관이 주미 러시아 대사와 대러 제재 해제에 대해 논의한 것과 관련해 “그가 잘못된 일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플린에 “대러 제재 해제 논의를 지시하지 않았지만 내가 했을 수도 있다”며 러시아와의 접촉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플린이 우리의 부통령에게 이를 적절히 말하지 않고 기억나지 않았다고 했다는 점“이라며 거짓 보고가 경질의 원인임을 명확히 밝혔다.
그러나 FBI는 현재 플린의 대러 접촉을 수사 중에 있으며 공화당 내에서도 전면적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상원 사법위원회는 정보당국이 수집한 12월 플린과 주미 러시아 대사와의 논의 내용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핵무기 대량 학살”의 위험을 거론하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핵 강국인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언론이 이를 방해하고 있다면서 언론을 향해 평소의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앞에 앉은 기자들을 향해 “나는 여러분들에게 이 말을 하고 싶다. 여러분들이 가짜로 보도하고 있는 것, 여러분이 쓰는 끔찍한 가짜, 허위 기사들이 러시아와의 거래를 더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해 여러분은 원하는 무슨 이야기건 할 수 있지만 모두 가짜 뉴스다”라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즈(NYT), CNN,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수의 정보기관 소식통들은 인용하여 대선 운동 당시 트럼프 캠프 고위 인사들이 러시아 정보기관과 수시로 접촉했고 현재 미국의 정보기관이 정보 누설을 우려해 트럼프에게 민감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트럼프는 자신과 러시아의 커넥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나는 러시아에 빚은 진 것이 없다. 러시아에 대출도 없다. 러시아와 어떤 거래도 없다. 다 가짜 뉴스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밖에도 트럼프는 사법부의 제동으로 중단된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대신해 새로운 행정명령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새 행정명령을 늦어도 다음 주 중반 안에 발표하겠다“며 ”미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매우 포괄적인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