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갈림길’ 전경련 오늘 이사회···10대그룹 대거 불참

2017-02-17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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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존폐의 위기에 몰린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미래를 담보한 이사회를 17일 개최한다.

그러나 4대그룹 가운데 삼성, SK, LG가 탈퇴를 선언한데 이어 10대 그룹 대부분도 불참하기로 해 목표로 한 차기 회장 선출과 쇄신안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이 몰리고 있다.

전경련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비공개로 오찬을 겸한 이사회를 연다. 이날 이사회는 차기 회장의 공식 선출을 위해 소집한 24일 정기총회에 올릴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 사전절차로 열린다.

전경련측은 이사회 안건으로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결산안 정도만 올라가고 쇄신안은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건과 상관없이 차기회장 선출 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차기 회장이 나와야 쇄신안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 전날인 16일 SK그룹 소속 20개 계열사들이 탈퇴를 선언하면서 전경련 내부 분위기는 더욱 움츠러들었다.

당초 전경련 이사회는 회장단과 상임이사, 이사를 비롯해 회원사 150여 곳이 참석 대상이었으며,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의결 요건이다. 하지만 회원사들이 줄줄이 탈퇴하면서 참석 대상 회원사수도 100여 곳으로 줄었다.

주요그룹 총수들이 대부분 불참하기로 한 점도 이사회 분위기를 꺾었다.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전경련 가입 유지 또는 탈퇴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현대자동차그룹은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코오롱, 삼양홀딩스, 금호아시아나 등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된 기업 총수들도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허창수 회장의 GS그룹과 대한상공회의소에 무게를 두고 있는 두산그룹 등도 참석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참석 의사를 밝힌 한진그룹도 이날 조양호 회장이 미국 출장을 가는 관계로 서용원 (주)한진 사장이 대리인 자격으로 나올 예정이다.

금융권 회원사들도 탈퇴 시기를 놓고 고민중이라 이사회 참석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산업·수출입·기업 등 국책은행이 탈퇴한데 이어, 최근 삼성그룹의 탈퇴 방침에 따라 금융 계열사인 화재·생명·카드가 전경련에서 나왔다. 시중 은행 및 보험·카드사들도 상당수 탈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경련 가입은 대기업 마케팅과 연관이 깊다”며 “대기업들이 전경련에서 탈퇴한다면, 회비를 내 가며 남아있을 까닭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경련은 “총수들은 참석 못하지만 이사회는 위임장을 내면 참석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산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한편, 허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차기회장 후보는 이사회 당일 날까지 하마평이 거의 없어 인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부 또는 회장단 총수 등으로 거론된 인사들이 대부분 거절하거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사회에서 차기회장을 선출하지 못한다고 해도 정기총회까지 남은 일주일 동안의 시간이 있어 한 번 더 추진할 시간은 남아있다. 하지만 대기업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거세고,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전경련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한 상황이라 선뜻 힘든 여정을 맡겠다는 인사는 찾기 어려운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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