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에 거세게 불고 있는 '반부패' 바람이 골프업계에도 엄청난 파도를 몰고 왔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시작된 중국 골프장 정비사업으로 무려 111곳의 골프장 영업허가가 취소됐다고 중국망(中國網)이 23일 보도했다.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22일 오후(현지시간) 발표한 '골프장 정비사업 성과'에 따르면 지난 6년여 간의 조사 및 정비작업이 마무리됐으며 총 683개 골프장 중 무려 111곳 골프장의 영업허가가 취소됐다. 18곳은 퇴출, 47곳은 폐업조치하고 나머지 507곳에는 시정을 요구했다.
시정명령을 받은 507곳의 골프장 중 11곳은 현지 지방 정부와 기업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문을 닫았고 나머지 496곳의 골프장은 대대적인 개선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토지이용 규정을 어기고 부지에 포함했던 소규모 농경지, 천연 삼림, 국유 임업지 등은 해당 농촌 조합에 돌려주거나 원래 상태로 복구 중이다. 오염물질 배출기준 준수, 홍수방지, 수자원 절약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위법행위를 주도한 기업이나 관계자도 처벌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관계자는 "이번 대대적 정비사업을 통해 중국 골프장 건설사업 현황을 확실히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게 됐다"고 높게 평가했다.
현지 주민 반응도 긍정적이다. 랴오닝성 선양(沈陽)시 장난(江南)골프장 남쪽지역에 거주했던 한 시민은 신화사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북쪽 창문을 열면 빈허(濱河)공원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면서 "바라보기만 하고 닿을 수는 없었던 골프장이 사라져 기쁘다"고 말했다.
관련 전문가는 "골프가 특권 계층만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 향후 관련 규범을 제정해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골프의 건강한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에 의거해 각종 위법행위는 물론 환경보호 여부 등 모든 행위를 관리·감독해 '부패'의 불길이 다시 살아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 2004년 합리적 토지이용, 토지·수자원 보호를 이유로 '골프장 신규사업 승인 일시 중단에 관한 통지'를 내놓고 각지 정부, 관련부처에 골프장 신규사업을 승인 중단을 요구했다. 하지만 골프장 수는 오히려 빠르게 늘었고 결국 2011년 관련 당국이 연합해 대대적인 골프장 정비사업에 착수했다.
시진핑(習近平) 정권이 등장, 사정바람이 거세지면서 정비사업에도 속도가 붙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5년 10월 8800만명 공산당원의 골프장 회원권 소유를 금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