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 12차 촛불집회 최강 한파 속 13만명 운집… 경찰, 집회인원 추산 비공개

2017-01-1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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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최강 한파'를 기록한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12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했다. [사진=조득균 기자]

 


올겨울 '최강 한파'를 기록한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12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경찰이 광화문 인근 세종로사거리에서 교통통제를 하고 있다. [사진=조득균 기자]



올겨울 '최강 한파'를 기록한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12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했다. [동영상=조득균 기자]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영하권의 매서운 한파 속에도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12번째 주말 촛불집회가 열렸다. 살을 에는 듯한 강추위 때문인지 참가자의 수가 지난주보다 크게 줄었지만, 촛불은 여전히 뜨겁게 타올랐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즉각퇴진, 조기탄핵, 공작정치주범 및b재벌총수 구속 12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인 퇴진행동은 이날 13만명이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부산·광주 등 지역에서도 총 1만6700명의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경찰은 자체 집계한 참가자 수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시민발언대를 열고 집회를 진행한 퇴진행동 측은 오후 7시부터 행진을 시작했다. 광화문에서 출발한 시민들은 청와대·국무총리공관·헌법재판소 등을 돌며 도심 행진을 펼쳤다.

특히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故 박종철 열사의 30주기 추모제, 지난주 '박근혜는 내란사범'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한 정원스님의 영결식도 함께 진행됐다.

또한 특별검사팀 수사로 현 정부의 '공작정치'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공작정치 주범으로 거론된 이들을 구속하라는 목소리도 거셌다.

보수 성향 단체들이 모인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도 종로구 헤화로터리와 청계광장 등에서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탄핵심판 기각과 특별검사팀 해체 등을 요구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혹한의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박 대통령 즉각퇴진을 촉구하고, 박종철 열사 30주기와 정원스님 추모의 뜻을 기렸다"고 전했다.

​○…  본 집회에 앞서 광화문 광장에서는 사전행사로 박종철 열사 30주기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박 열사가 고문당해 숨진 서울 용산구 남영동 옛 치안본부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 박 열사가 잠든 경기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 그의 고향 부산에서도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30년 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돼 이 나라 민주주의의 새 장을 열었다"며 "박 열사가 30년 만에 타오른 촛불혁명을 통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 한 켠에서는 정원 스님의 분향소도 마련됐다. 이 일대를 지나던 집회 참가자들은 헌화를 하고 향을 피웠다. 오후 7시 집회에서도 정원 스님이 분신 전 피켓에 적었던 '박근혜 내란사범'이라는 문구를 참가자들이 함께 외치기도 했다. 

​○… 재벌에 대한 규탄 발언도 이어갔다. 삼성전자 LCD공장에서 근무하다 뇌종양에 걸린 피해자 가족,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으로 피해를 본 중소상인,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노동조합원 등은 단상에 올라 삼성을 비롯한 재벌기업을 규탄했다.

삼성LCD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 씨의 어머니 김시녀 씨는 "삼성은 우리 혜경이를 외면하면서 권력 실세 딸에게는 몇 십억짜리 말을 선물했다"며 "사람의 가치가 더 소중한 세상을 위해 삼성 이재용을 반드시 구속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 체감온도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강추위 속에서도 참가자들은 방한복과 털모자를 쓰고 광장에 모여들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집회가 열린 서울 종로와 혜화동 일대는 최저 영하 10도까지 기온이 떨어지고 한낮 최고기온도 영하 6도에 머무는 등 강추위가 지속됐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두터운 옷과 모자, 장갑으로 온몸을 두른 것도 모자라 담요를 휘감거나 양손에 손난로를 쥐고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 본 집회가 끝나고 오후 7시부터는 참가들은 청와대·국무총리공관·헌법재판소 인근, 대기업 본사가 있는 도심을 4개 경로로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종로1가 SK 본사와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을 지나는 도중 "재벌총수 구속하라"라는 구호와 함께 나팔을 불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정부서울청사 앞을 지날 때는 황교안 대통령 국무총리 권한대행이 "제2 박근혜 행세를 한다"고 비판하면서 황 권한대행 사퇴를 촉구하는 뜻으로 '황교안'이라 적힌 종이비행기를 청사 안으로 날리기도 했다.

​○… 박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보수세력도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태극기를 앞세우고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며 시위에 나섰다.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혜화동 대학로를 중심으로 사전집회를 열고 오후 2시부터 본 집회를 진행했다. 오후 3시 30분에는 종로와 충무로역 등을 거쳐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50m 길이 대형 십자가를 동원, 참가자들에게 태극기와 태극기 배지·스티커도 무료로 나눠주며 참여를 독려했다.

​○… 경찰은 앞으로 자체 추산 인원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기존에는 30분 또는 1시간 단위로 일시점 운집 인원을 언론에 공개했고, 최근에는 가장 많이 모였을 때 한 번만 공개했으나 자꾸 혼란만 야기돼 경찰 추산 인원을 비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현행 집회인원 추산방식인 페르미(Fermi) 추정법을 사용하고 있다. 

페르미 추정법은 3.3제곱미터(1평)에서 사람이 앉았을 경우 5~6명, 서 있을 경우 9~10명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추전 방시은 외국인이 기준이기 때문에 체구가 작은 한국인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 오는 21일에는 설 명절 앞두고 1월 마지막 촛불집회가 열린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13차 촛불집회는 '내 삶도 바꾸고 세상도 바꾸는 촛불'이라는 제목으로 진행한다"면서 "우리 모두에게 주는 설 선물이자 민주의 촛불, 평등의 촛불, 평화의 촛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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