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11.3 부동산 대책 후 2주 연속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강남4구(강남·송파·서초·강동) 재건축 아파트 값이 일제히 하락하며 하락폭을 키웠다. 매수세가 관망세로 급격히 돌아서며 거래건수도 급감했다.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호가가 1억원 가량 떨어진 급매물이 나왔다. 반면 압구정 지구의 경우 보합세를 유지했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08% 하락했다. 강남구와 송파구가 각각 0.09%, 0.05%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끌었고 강동구(-0.01%)와 서초구(0%)도 상승세를 마감했다.
강동구는 둔촌동 둔촌주공1·2·3·4단지와, 상일동 고덕주공3·5·7단지가 250만원~1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강남구는 개포동 시영, 주공1단지가 500만원~1000만원 가량 값이 낮아졌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달 15억2500만원 거래된 76㎡(이하 전용면적 기준)가 지난 11일 9500만원 하락한 14억3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상한가 9억1000만원까지 호가하던 개포주공1단지 36㎡도 4000만원 떨어진 8억7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며 문의전화 조차 뜸하다"면서 "11.3 대책과 계절적 비수기가 겹친 상태에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 중 최고 블루칩으로 통하는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는 부동산 규제 영향이 비켜가듯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25억5000만원~30억원에 시세가 형성된 구현대1차 197㎡는 네이버부동산에 34억5000만원에 매물이 올라왔고 호가 23억원~24억원하는 162㎡도 27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반면 전·월세 급매물이 나오면서 전세가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14차 85㎡는 5억6000만원~6억5000만원에 형성됐지만 지난 4일 5억원에 급전세가 나왔다.
구현대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거래는 뜸하지만 호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어떤 규제가 나오든 압구정 아파트 지구는 집값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최근 전세나 월세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세입자 구하는 게 쉽지 않아 전세가를 조금씩 낮추는 경우가 나온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대책 이후 수요와 거래에 대한 관심이 둔화된 상태에다가 겨울 비수기가 이어지면서 연내 부동산 시장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