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와 관련된 화장품 브랜드 ‘존 제이콥스’가 이번에는 면세점 입점에 관해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브랜드는 올해 5월과 7월 각각 신세계와 신라면세점에 입점했다.
하지만 유명 면세점의 까다로운 입점 절차를 감안할 때 일반적이지 않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존 제이콥스가 면세점 내 배정받은 매장 위치에 대해서도 업계 관계자 다수는 의문을 표했다.
이 같은 정황이 알려지자 △올해 2월 청와대가 관계 부처에 존 제이콥스 ‘제이프라스 로얄 노미네이션’ 선물의 배부 △같은 해 5월 박휘준 존 제이콥스 대표의 박 대통령 아프리카·프랑스 순방 동행 등에 관해서도 의구심이 커졌다.
우선 업계 관계자들은 존 제이콥스라는 제품의 인지도로 따져볼 때 서울시내 유명 면세점에 입점한 정황에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유명 면세점의 입점을 위해서는 보통 서너 개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먼저 입점 희망업체의 사장은 면세점 MD에게 제안서를 보낸다. 접수된 제안서를 토대로 브랜드의 인지도와 매출 등 다양한 경쟁력이 평가된다. 이 과정을 넘어서면 보유 상품에 관한 품평회를 진행하고 업체 측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자신들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이후 면세점의 임원이 결재를 통해 승인하는 구조이지만 만약 희망 면세점에 마땅한 자리가 없다면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치더라도 입점은 물거품이 된다. 이 같이 까다로운 유명 면세점 진입과정을 비춰볼 때 관계자들 다수는 존 제이콥스의 면세점 입점이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이에 관해 양 면세점은 나름의 해명을 전해왔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청와대 납품 보도를 보고 상품기획자(MD)가 입점을 추진했으며, 차별화된 중소기업 제품을 최대한 많이 유치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다른 면세점의 입점 상황을 신뢰해 MD가 입점을 결정했으며 현재는 정식 매장이 아닌 임시 매장에서 테스트성으로 판매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존 제이콥스가 배정된 면세점 내 입점 위치를 볼 때 특혜가 의심될 정도로 ‘좋은 길목’이라는 반응이다.
명동 신세계 면세점의 경우 10층 중소·중견기업 코너인 ‘K뷰티존’에 위치한다. 언뜻 보기엔 차별성이 없어 보이지만, 한 업계 관계자는 이 지점이 국산품과 수입품이 교차하는 골든브릿지 존이라고 지적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좋은 길목이라는 의미다.
신라면세점의 경우는 존 제이콥스 매장이 1층 입구 좌측에 위치한다. 점포 배치도를 살펴보면 양 옆 모서리 구역에는 ‘루이비통’과 ‘에르메스’가 입점해 있다.
해당 매장 배치도를 본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의 경우 평수가 한정돼 있고 경쟁이 치열해 명품 브랜드가 즐비한 공간에 이 같은 중소업체 상품이 배치되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업계 관계자들 다수는 만약 테스트 형태로 영업을 한다면 온라인몰에 우선 판매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바로 오프라인 매장을 주는 것이 흔치 않은 사례라고도 지적했다. 게다가 존 제이콥스 바로 우측의 ‘파파레시피’도 매출력이 검증된 브랜드인 만큼 이 같은 매장 배치는 특혜 의혹을 살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