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박수소리는 줄고, "잘한다, 잘해"라는 야유소리만 사방에서 들린다"
중국 관영언론이 초박빙으로 치달은 미국 대통령 선거판을 향해 또 쓴소리를 내뱉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간의 진흙탕 싸움이 미국의 소프트파워와 국제적 위상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둔 7일 '힐러리의 완전한 승리도, 트럼프의 완전한 패배도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미국 대선의 혼전 양상이 향후 미국의 미래와 입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는 지더라도 아쉬울 것이 없다고 환구시보는 분석했다. 초접전 상황자체가 '양호한 성적'인데다 패배하더라도 "선거가 조작됐다, 불공평한 선거다"라며 트럼프가 계속 소란을 피울 가능성과 능력이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환구시보는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미국 정치계는 그야말로 천지개벽에 가까운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정계인사는 물론 각계 각층의 엘리트들이 트럼프에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미국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환구시보는 내다봤다. 슈퍼 강대국인 미국은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이에 따른 정치적, 사회적 위기를 감당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번 대선과 선거결과가 미국 정치인, 정치체제의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미국의 소프트파워, 국제사회에서의 이미지 등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인은 물론 전 세계가 이번 대선을 통해 미국 최고위급 정치인사의 '거짓'을 봤고 또 서로를 쓰러뜨리기 위해 각종 수단을 동원하는 치졸함을 확인했다는 것.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의 80%가 두 대선후보에 대해 "혐오감을 느낀다"고 답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환구시보는 이번 선거가 가져다 준 위기가 미국 정치·사회 개혁의 기회가 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선진국 시민은 자신이 '편안할 수 있는' 후보를 뽑는 데 습관이 돼 있고 그렇게 선출된 리더는 개혁에 소극적이라며 이번 선거는 미국에 그저 '상처'만을 남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를 조장했던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재수사'는 6일(현지시간) 사실상 무혐의로 종결됐다. 제임스 코미 국장은 의회에 서한을 보내 "재수사 결과 클린턴의 이메일 서버에 관한 지난 7월 불기소 권고 결론에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전날인 5일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가 공개한 추적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 지지율은 47%, 트럼프는 43%로 오차범위 내 격차에 그치며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