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날카로운 칼 더 날카롭게... 묵묵히 ‘내 길’을 걷는 윤병준 잡코리아 대표

2016-10-2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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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준 잡코리아 대표이사[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취업포털 업계 선두주자인 잡코리아(대표 윤병준)에 안착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윤병준 대표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않았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잡코리아의 혁신도 바라지 않는다.

취업 시장에서 구직자에게는 좋은 일자리를, 기업에는 최적의 인재를 소개하는 잡코리아의 본업에 집중해 날카로운 칼을 더 날카롭게 갈아 취업포털 업계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겠다는 전략이다.
앞으로도 그는 철저히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한눈팔지 않고 잡코리아만의 그림을 그리려 하고 있다.

◆ 당연하지 않은 '당연한 수'로 텃밭 지키기

1996년에 설립된 잡코리아는 최근 10여 년간 취업사이트 방문자 수 1위 자리(시장조사 기업 랭키닷컴 기준, 2005~2014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 온라인취업정보 부문에서 잡코리아는 10년 연속(2007~2016년) 브랜드파워 1위(한국능률협회컨설팅 선정)로 뽑혀, 취업포털 부문 전통 강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고객의 눈높이에 빠르게 대응하고 변함없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 온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되고 있다. 잡코리아는 이러한 본연의 업무에 더욱 충실히 하고자 지난해 8월 윤병준 대표를 선임했다.

윤 대표는 "지난 1년 남짓의 시간은 기본을 다지는 시기였다. 줄곧 인터넷 사업을 하면서 너무나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뛰어난 아이디어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간 당연한 것들이 너무 등한시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에도 바뀌지 않을 가치가 있다. 가장 확실한 거부터 해야 한다"며 "즉 우리가 속해있는 구인·구직 관련 취업포털들은 사람과 기업을 연결해 새 기회를 창조하는 것이 사업의 본질이다. 구인과 구직 양쪽의 욕구를 잘 맞춰주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사용자들이 어떻게 하면 잡코리아의 서비스를 편하게 사용하고 구직에 집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윤 대표는 말했다.

윤 대표는 "모바일 플랫폼 전환으로 인해 구인 및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보는 비율이 웹보다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모바일화를 중차대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잡코리아는 자연스럽게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비율만큼 둘 것"이라고 전했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채용공고 조회 수 9억2800만 회 가운데 모바일 조회 비율은 평균 68.8%에 달했다. 모바일 앱으로 입사지원을 한 비율도 56.5%로 집계됐다. 반면 웹을 통한 채용공고 조회 비율은 평균 31.2%에 불과했고, 입사지원 비율 또한 40% 수준이다.

윤 대표는 "정작 구직자가 자기소개서를 쓴다면 모바일보다는 노트북을 꺼낸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알바몬과 정직원을 구하는 잡코리아만 봐도 비율의 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10월 기준 알바몬 모바일 공고 조회 비율과 모바일 입사지원자 비율은 각각 78.2%, 78.7%에 달하지만, 잡코리아 모바일 공고 조회 비율과 모바일 입사지원자 비율 각각 68.3%와 53.4% 수준이다.

윤 대표는 "강제로 사용자들을 모바일로 옮겨가도록 할 생각은 없다"며 "모바일과 웹을 이용하는 데 있어서 구직자가 불편함을 느껴서는 안 된다. 이를 해소하는 일 또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잡코리아는 개발인력과 기획인력을 늘려 사용자의 흐름에 따라서 적절하게 서비스를 맞추고 있다. 잡코리아 직원(외주인력 포함) 가운데 IT 인력 비율은 30%에 달한다.

윤 대표는 "잡코리아는 물건을 생산하는 회사도 아니고 마케팅 중심의 회사도 아니다"며 "수많은 이력서와 기업 간 니즈를 매칭하기 위해서는 IT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빅데이터 활용도가 높아지는 만큼 지난 1년간 IT 인력을 많이 늘렸다"고 말했다.

잡코리아는 IT 인력 외 올해 처음으로 신입 공채도 진행한다. 이달 말에 모집할 예정이며 채용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윤 대표는 "회사 내 기획인력들도 많지만, 취업 시장을 가장 잘 알고 취업서비스를 보는 눈은 고객이었던 구직자들의 눈이 정확하다. 회사의 기틀을 마련할 젊은 인재들을 찾고 있다"며 "이번 채용이 세대교체뿐 아니라 신사업 강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을 열심히 할 마음이 있는 사람, 자기 자신을 아낄 줄 아는 사람, 자기 계발에 관심이 높은 사람이면 충분하다"며 "좋은 스펙보다는 어제보다 오늘 더 발전하고 올해보다 내년에 더 발전할 지원자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 취업과 이직부터 승진과 퇴직까지.... 체계적 커리어 관리

잡코리아는 구인과 구직뿐 아니라 최적의 맞춤 취업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 취업뿐 아니라 이직과 승진, 커리어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윤 대표는 "아르바이트부터 정규직, 또 직장을 다니면서 더 좋은 직장을 찾고자 하는 사람까지 스펙트럼을 넓힐 것이다"며 "이직을 위한 헤드헌터 소개와 커리어 개발, 승진을 위한 카운셀링까지 받을 수 있는 모델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번 찍어서 안 넘어갈 나무를 101번째 찍을 수 있느냐는 의지가 중요하다"며 "단번에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구조화되지 않았던 사업을 다듬어 내년 상반기까지 차례로 새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잡코리아는 유료고객을 늘리기보다 구인·구직자가 골고루 매칭되는 서비스 개발을 우선적인 과제로 꼽는다.

윤 대표는 "과금고객을 늘리기 위한 기반은 무료고객이다. 가치가 있으면 돈을 내게 돼 있다"며 "인위적으로 유료고객을 늘릴 수도 없다. 구인과 구직자의 매칭서비스만 잘해도 유료 고객은 저절로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대한민국 누구나 구인·구직 사업을 할 수는 있으나 우리만큼 구인·구직 사업을 잘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20여 년이라는 기간 치열하게 싸우면서 경쟁력을 키워왔으므로 취업포털 업계만큼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들어오더라도 쉽사리 잡코리아를 넘어설 수는 없다.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 잡코리아가 나아갈 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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