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윤여정이 선택한 영화 ‘죽여주는 여자’(감독 이재용)는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65세의 ‘박카스 할머니’ 소영(윤여정 분)이 단골로부터 “죽여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받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노인들의 성(性)과 죽음이라는 파격적 소재와 이재용 감독 특유의 따듯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윤여정은 저예산 영화 ‘죽여주는 여자’를 두고 “저예산영화니까 배우가 고생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면서도, “이재용 감독의 영화기에 출연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영화 ‘여배우들’,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에 이어 세 번째로 이재용 감독과 호흡을 맞춘 윤여정은 “이 감독이라면 노인들의 죽음에 관해, 자극적으로 그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작품의 소재 및 세계관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화를 찍으면서는 어떤 기대도 하지 않았다”는 한예리는 “‘춘몽’은 제게 사랑스럽고 짝한 작품이다. 장률 감독님다운 영화”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한예리는 올해 영화 ‘춘몽’ 외에도 ‘최악의 하루’(감독 김종관)이라는 작품으로 독립영화에서 활약한 바 있다. 이 같은 행보에 관해 한예리는 “올해 목표였다”면서 “최대한 가볍고 다양하게 선택하려고 했다. 오히려 가벼워지니 더 다양해지는 경험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양성 영화와 상업영화의 구분을 두지 않고 오로지 ‘작품’으로만 바라보겠다는 입장이다.
영화 ‘걷기왕’의 심은경의 경우에는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독립영화’, ‘다양성 영화’에 관한 애정과 갈증을 비추기도 했다.
심은경이 출연한 영화 ‘걷기왕’(감독 백승화)은 선척적 멀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고생 만복(심은경 분)이, 경보를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무조건 ‘빨리’, ‘열심히’를 강요하는 세상과 분투를 하는 이야기로 따듯하고 유머러스한 시선이 인상 깊은 영화다.
연기적인 고민과 흥행에 대한 부담에 시달렸던 심은경은 영화 ‘걷기왕’을 통해 “나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했다. 거기에 평소 다양성영화에 관해 많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였던 만큼, 스스럼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고.
심은경의 ‘독립영화’ 출연에, 주변 반응은 어떤지 묻자 그는 “다들 좋은 선택이라고 하더라”며 자신 있게 답변했다. 우려보다는 “배우로서 기대되는 행보”라는 칭찬이 더 많았다고 했다.
심은경은 “오래전부터 다양성 영화들을 작업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면서 “작품의 크기나 캐릭터의 크기는 상관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작품을 위한, 작품에 의한 여배우들의 선택. 독립영화로 간 여배우들의 앞으로의 행보 역시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