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러시아와 쿠릴열도 공동통치 검토

2016-10-1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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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통치 대상 및 시정권 적용 등 놓고 협의 필요

협상 타결 땐 양국 간의 평화조약협상도 가속화

일본과 러시아의 영토분쟁 지역 중 하나인 시코탄 섬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일본과 러시아가 영토분쟁을 벌여온 쿠릴 열도와 관련해 양국의 공동통치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17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양국의 분쟁 대상이 되는 곳은 쿠릴 열도 4개 섬으로, 시코탄(Shikotan, 色丹島), 하보마이(Khabomai Rocks, 齒舞諸島), 이투루프(Iturup, 擇捉島), 쿠나시르(Kunashir, 國後島) 등이다.
이들은 일본과 러시아 최초의 국경선 확정 조약인 1855년 시모다 조약과 1875년 사할린-쿠릴 교환 조약에서 일본에 귀속됐으나,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패전한 뒤 맺어진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을 통해 러시아 (당시 소련)에 반환됐고, 현재까지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이다. 

공동통치는 여러 국가가 합의를 통해 동일한 지역과 주민들에게 공동으로 주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때문에 공동통치를 할 경우 쿠릴 열도의 어느 섬을 공동 통치의 대상으로 대상으로 할 것인지 또는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을 행사하는 권한인 시정권을 어느 나라에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 등의 방안을 놓고 러시아 측과 본격적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본 정부의 입장은 크게 두 가지로 러시아가 4개 섬 중 하보마이, 시코탄은 일본에 반환하고 이투푸프와 쿠나시르 2개 섬을 공동통치하는 것 혹은 일본이 4개 섬 모두에서 강력한 시정권을 확보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보마이, 시코탄, 쿠나시르 3개 섬을 공동통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앞서 지난 5월 소치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새로운 접근법'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으며, 오는 12월에 예정된 일·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와 더욱 구체적인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까지 일본과 접촉을 통해 일본의 의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재 이 지역을 실효지배하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에서 공동통치는 일종의 양보지만, 푸틴 정권이 일본과의 경제협력 진전을 조건으로 이같은 협상안에 응할 수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다만 협상 조율 과정에서 일본인들의 경제 활동 및 사법관련 법규 정비 등 처리해야 할 과제가 많다. 공동통치지역을 미일 안보조약의 대상으로 삼는 지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때문에 양국 정상 사이에 기본 방침의 합의를 하더라도 실무 협상과 입법 작업은 적어도 몇 년은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만약 양국이 쿠릴 열도를 둘러싼 통치 문제에서 합의에 이른다면 앞으로 두 나라 사이의 평화조약협상도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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