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대선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러시아 해킹세력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 본부를 둔 해커들이 미국의 유권자 등록 데이터 베이스에 두차례 접근하려 했다고 미국 정보기관 관리의 말을 인용해 NBC 뉴스가 2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해커들이 접근한 데이터는 일리노이주의 최대 20만명에 달하는 유권자들의 것이라고 미국 정보기관 관료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FBI가 이 문건에서 최근 두번에 걸치 해킹 사건에서 동일한 IP 주소가 사용된 경우가 있었다면서 "주정부가 선거위원회에 연락을 취해 그들의 로그 기록이나 내외부에서 접속과 해킹 등이 있었는 지를 확인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주의문건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해킹 대상이 된 곳은 일리노이와 애리조나주다. 일리노이 관리들은 해킹사건이 발생한 뒤 7월에 주 유권자 등록페이지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일리노이주 관계자는 29일 해커가 최대 20만명에 달하는 유권자 정보를 다운로드해갔다고 밝혔지만, 시카고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지워지거나 대체된 유권자의 명단은 없다고 주장했다.
애리조나에서 해커는 악성프로그램을 이용해 해킹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리조나 주는 유권자 온라인 등록페이지를 9일간 폐쇄했으며, 악성 프로그램은 카운티 선거관리위원의 컴퓨터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주 정부는 시스템에 대한 해킹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선거관리 기관에 대한 최근의 사이버 공격은 러시아의 정부기관이 개입된 것일 수도 있다고 정보기관 관리의 말을 인용해 NBC 뉴스는 전했다. 해킹이 정말 러시아 정부와 연결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곧 러시아가 미국의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물론 러시아 정부가 배후에 있다는 것은 의심일 뿐이지 확실히 결론 내려진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미국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장기간 동안 정치와 관련된 분야에 해킹활동을 해왔다고 보고 있다. 다만 최근의 사건들로 인해 미국 정부는 보다 강력한 사이버보안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NBC 뉴스는 내다봤다.
제이 존슨 미국 국토안보장관도 앞서 주정부 및 선관위 관계자들과 전화 회담을 열어 선거와 관련한 사이버 안보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존슨 장관은 선거와 관련된 직접적 네트워크에서 특정한 사이버 공격은 없었지만 관리들이 시스템 경계를 더욱 강화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해커 세력들이 미국 대선과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에는 민주당 선거조직이 사용하는 컴퓨터 네트워크에 러시아 해커들이 침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주와 지방의 선거시스템은 해킹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고 NBC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