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대선을 70여일 앞둔 가운데,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이 점점 과격해지고 있다. 그동안 흑인과 히스패닉 등 유색 유권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에 앞장섰던 트럼프이지만, 선거를 앞두고 극단적인 발언까지 일삼으며 표심잡기에 급급한 모습이라고 미국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는 경선 과정에서 히스패닉 이민자들을 범죄자나 강간범으로 비유해 논란의 불씨를 댕겼다. 이에 더해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멕시코 국경지대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겠다는 발언으로 백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은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29일 트위터에 "수요일(31일)에 위대한 애리조나 주에서 불법 이민자 문제와 관련해 대규모 연설을 할 것"이라면서 "많은 사람이 올 것이라서 큰 장소를 찾고 있다"고 밝혀 이번 연설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언론들은 보고 있다.
트럼프는 또 다른 유색유권자인 흑인 공동체에도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트럼프가 노동절인 오는 9월 3일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의 흑인 교회인 '위대한 믿음을 가진 목사들(GFM)'에서 연설할 예정이라고 트럼프 지지자인 마크 번스 목사가 성명에서 밝혔다.
번스 목사는 "트럼프가 먼저 교회 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 교육과 실업, 치안 등 흑인 커뮤니티와 관련된 질문에 답을 할 것"이라면서 "이어 연설에서 이 나라의 소수계와 소외계층에 미칠 정책들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앞서 29일 오전 트위터에서도 학살이라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면서 흑인들에게 지지를 유구했다. 그는 "얼마나 상황이 더 나빠졌는지 봐라. 얼마나 더 많은 범죄와 더 많은 총격이 알어나야 흑인과 라티노들이 '트럼프=안전'(구호)에 투표하겠느냐"라면서 "도심 빈민가의 범죄율은 기록적 수준으로 치솟았다. 흑인들은 내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학살을 멈출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에 나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얼마 전에는 "때때로 흑인과 히스패닉들이 사는 방식은 재앙과 전쟁터보다 못하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내 유색인종들의 열악한 상황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이처럼 트럼프의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극단적인 발언이 계속되면서 트럼프가 정신감정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미국 MSNBC 방송의 여성 진행자인 미카 브레진스키는 29일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정신감정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브레진스키는 "지금까지 수도 없이 (트럼프의 정신감정) 요청을 들었고, 이제는 정신건강 관련 커뮤니티의 누군가에게 물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징후들이 과연 (정신이상) 진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그런 것인가? 그동안 충분히 지켜봤는데 그는 반복적이고 일관돼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