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예슬 인턴기자 ='개도 포기한 땅'이라고 불리웠던 개포동이 이제는 강남 땅값을 견인하고 있다. 오늘부터 청약을 시작한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이하 아너힐즈)의 131㎡형의 분양 최고가는 22억에 육박했다. 같은 시각 개포 주공 1, 3 단지는 공사로 인한 단수·소음이 매웠다. 10년을 끈 강남재건축이 본격화한 신호다.
24일 강남 개포 주공 3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현대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청약을 시작했다. 아너힐즈의 모델하우스의 청약 상담 창구에는 20여명의 사람들이 줄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시 구역에는 100여명의 사람들이 안내를 받고 있었다. 평일인데다가 인터넷 청약접수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다. 아너힐즈는 개포동 재건축을 상징하는 최고가 아파트로 평가받는다.
아너힐즈 관계자는 "일반분양이 69세대로 적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청약 경쟁률은 역대 아파트 분양 중 최고 수준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1순위 청약접수 직전에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 승인 보류가 철회되며 경쟁률을 더욱 끌어올렸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아너힐즈 측은 기존의 무료 기본옵션을 유료로 전환하는 등의 방법으로 분양가 인하에 대한 손실을 보전하고 있다. 106A~D 형 이상에 기본으로 제공됐던 시스템 에어컨, 독일 명품 주방설비 '보피' 설치 등이 유료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이전에 비해 최대 6800만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모든 평형의 분양가가 9억을 넘어 중도금 대출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개포 1단지의 공인중개업자는 "아너힐즈 실입주자를 원하는 층은 구매력이 높아 중도금 대출 혜택 없이도 청약이 가능해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아너힐즈를 비롯해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들이 분양가를 지나치게 높게 잡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보증 보험 거부사태에 대해, 집값 상승에 대비한 '속도조절'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이에 대해 개포 3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는 "아무런 예고가 없었던 만큼 절차상의 문제는 분명히 있지만, 거품을 막기 위한 방향만큼은 옳았다"고 평가했다.
개포 3단지에서 시작된 강남 부동산 열기는 내년까지 계속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개포 주공 1단지는 이달 말까지 조합원 분양을 받고 3~6달 뒤 일반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1단지 부동산 중개업자는 "5040세대에 달하는 1단지가 3단지만큼의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3단지인 아너힐즈는 현재 철거 마무리 단계로 이날 현장에서는 발파 작업이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