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자동차업계가 내수절벽에 이어 하계휴가 이후 줄줄이 이어진 파업으로 비상이 걸렸다.
국내 자동차업계 5개사는 지난달 내수판매가 10% 이상 줄어들며 ‘소비절벽’을 맞닥뜨렸다.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을 대체할 내수 부응책으로 관심을 모았던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책의 입법은 지연되고 있어 이르면 10월 이후에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형편이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동조합은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9번째 파업에 돌입했다.
전날 현대차는 노조에 1만4000원대 임금인상안을 제시했지만,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불만을 품은 노조는 이날 6시간 부분파업에 나섰다.
오전 6시45분 출근하는 1조 근무자는 오전 8시5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오후 3시30분 출근하는 2조 근무자는 오후 5시 30분부터 6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사측이 3개월 만에 내놓은 임금 제시안이 고작 별도승호 1호봉(평균 1만4400원)에 불과하다”라며 “경제위기와 내수시장 하락 등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하더니 노조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회사가 요구한 임금피크제 확대안을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임금협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작업 종료 후 노조는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잔디밭에서 전 조합원 규탄대회를 진행하며 임단협 투쟁을 위한 결속력 다지기에 나선다. 노조는 18일에도 1·2조 근무자가 각각 4시간씩 파업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날 하루 총 12시간 파업으로 차량 5300여대를 만들지 못해 1100억여원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노조의 9차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총 4만2000여대에 9700억여원에 달한다.
기아차는 지난 12일부터 부분파업을 시작해 16일부터 19일까지 2~6시간 연속 파업에 들어간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도 파업에 들어가면서 금속노조는 현대차그룹사 17곳 사업장의 10만 조합원이 사업장별 주야 4시간 이상씩 참여하는 최초의 그룹사 공동파업을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교섭 결과에 따라 2차 공동파업과 총파업 등 투쟁 수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도 전날 2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이날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전반조는 오전 11시40분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후반조는 오후 8시20분부터 12시20분까지 파업에 나선다.
한국GM은 내수 점유율 10%를 목표로 공격적인 영업·마케팅을 진행해 최근 신형 말리부와 스파크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어 노조의 파업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신형 말리부는 두 달 치 출고량이 밀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