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대통령 자질을 두고 전면 비난에 나섰다. 트럼프도 곧바로 반발 성명을 내놓은 상태라 향후 대선 정국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국가를 위해 희생을 한 골드 스타 패밀리스(미군 전사자 가족모임)를 공격할 수 있다는 생각, 유럽·중동·아시아의 중요 이슈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모습 등은 트럼프가 이 나라를 이끌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트럼프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무슬림 비하 관련 발언이 나온 직후에 나온 발언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긴급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함께 중동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고 이익을 얻지 못하는 방향의 외교 정책을 창안해 낸 실패한 지도자"라면서 "대통령에 부적합한 사람은 외려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후보"라고 반발했다.
이와 함께 "특히 오바마와 클린턴은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회복 실적을 보였다"며 "국가안보와 노동자를 배반한 것만으로도 클린턴은 부적격자"라고 주장하면서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에 따라 양측의 입장이 향후 대선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달 28일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지지 연사로 나선 무슬림계 미국인 변호사 키즈르 칸 부부의 공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무슬림 비하 발언을 내놔 당 안팎의 비난을 받는 등 논란의 중심에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