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다시 한 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난했다. 이번에는 기존의 재검토 방침을 넘어 '재앙'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수위를 높였다.
CNN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버지니아 주 애쉬번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그동안 미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지역 경제가 망가지고 일자리도 없어졌다"며 "특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에 서명한 이후에는 버지니아 내 제조업 일자리가 3분의 1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번 대선의 승부처로 떠오른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제조업 지대)와 함께 현 경제상황에 불만을 품은 백인 중산층의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의 발언 수위가 점점 세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무슬림 비하 발언을 계속하는 등 끝없는 폭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가 집권하게 될 경우 세계적 통상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달 21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수락연설에서도 "TPP는 우리의 제조업을 파괴할 수 있지만 클린턴은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과 TPP를 지지했다"며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해치는 어떤 무역협정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