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허희만 기자 =서천의 자그마한 시골마을 벽오리는 수려한 경관으로 산책과 드라이브 코스로 지역민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봉선지 주변을 따라 조성된 벽오리의 물버들길은 2015년 한국관광공사에서 추천한 ‘4월에 걷기 좋은 길’ 5선(選)에 선정되기도 했다.
벽오리에는 마을 주민들이 정성으로 키운 농산품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벽오리를 지나는 누구나 들러 사갈 수 있는 ‘무인가게’를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무인가게 안에는 벽오리 주민들이 땀 흘려 키운 갖가지 제철 야채와 버섯, 과일, 들기름을 비롯해 먹거리 X파일 1호점으로 지정된 벽오리농장의 착한 달걀까지 채워진다.
아침 7시, 그날 판매할 농산물에 가격표와 생산자 이름을 붙이고 정성껏 손질해 무인가게에 내놓으면 지나는 누구나 원하는 물건 값을 가격함에 넣어 값을 치른다.
이렇게 무인가게는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얼굴 한번 마주치지 않지만, 정성과 신뢰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2011년 처음 무인가게 운영을 제안한 박대수 벽오리 농장 대표는 “지나는 길 벽오리 무인가게를 마주친다면, 잠시 들러 시골의 정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때 진열된 상품이 없어지는 등 불미스러운 일로 운영이 잠정 중단되기도 했던 무인가게. 그러나 벽오리 주민들은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잃지 않고 무인가게를 꿋꿋하게 지켜가고 있다.